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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단독] 가상화폐 4조 사기단 단톡방서 "거래소 또 만들면 되지" 작당 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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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로 불린 돈으로 새로운 거래소 계획" 중간 간부급 A씨 증언

수법 꼭 닮은 'BBK코인'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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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최근 가상화폐 관련 다단계 사기로 4조원에 육박하는 피해를 낳은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핵심 간부들이 새로운 거래소를 만든다는 증언이 나왔다.


3일 브이글로벌 중간 간부급 A씨는 브이글로벌의 핵심 간부들이 사기를 통해 모은 돈으로 새로운 거래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증언했다. 새 거래소 역시 브이글로벌과 유사한 다단계 사기를 목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한 핵심 간부는 브이글로벌 간부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이번 다단계를 통해 큰 돈을 모아 새로운 거래소를 또 만들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새로운 거래소의 구조 역시 브이글로벌과 유사하다. 핵심 간부는 ‘원금의 6배를 보장하면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이라고 본다’며 ‘새로운 가입자를 데려올 때마다 승급되는 형태도 그대로 가져와서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전형적인 다단계 구조의 거래소를 만드는 셈이다.


브이글로벌도 600만원을 입금하면 3배로 불려준다고 하면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승급제도 운영했다. 브이글로벌에 처음 가입하면 매니저로 시작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가입시킬수록 코치, 마스터, 슈퍼바이저, 디렉터, CEO, 체어맨 등 총 7개 계급 순으로 올라가게 된다.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도 동일하게 가상화폐다. ‘브이캐시’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수익금을 나눠준 브이글로벌과 똑같은 수법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A씨는 "체어맨급 간부가 BBK코인을 발행해 수익금으로 나눠줄 생각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BBK코인은 실제로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상화폐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화폐 비트블록스와 브릭블록이 BBK라는 종목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브릭블록은 거래량을 추적할 수 없는 반면 비트블록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 올해 초 1원대였던 비트블록스는 별다른 호재도 없이 지난 4월 11.67원까지 올랐다. 특히 거래량이 하루만에 100배 늘었다가 며칠 만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미 브이글로벌과 유사한 다단계 수법을 사용하는 거래소가 활개친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BK월드와이드라는 거래소 역시 600만원을 입금하면 수익률 150%를 보장해준다는 내용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로운 사람을 데리고 와 가입시킬수록 원금을 더 빠르게 회수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전형적인 다단계 수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달 3일 갑자기 출금이 어렵다고 공지를 띄워 피해자들은 원금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친분을 쌓고 투자를 유도해 신고조차 힘들게 만드는 다단계 수법도 있다. 단지 수익을 창출해준다고 약속하는 기존 다단계 수법이 아니라 계속 전화하고 선물을 하면서 피해자들이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의존하는 만큼 실제 신고로 이어지지 않아 피해자는 집계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갑작스레 출금이 막힌 주빌리에이스는 모집책들이 우연의 상황을 가장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스로를 대표라고 소개하는 인물이 매일 투자와 관련된 강연을 진행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주빌리에이스는 없어졌지만 똑같은 인물이 똑같은 수법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며 "사기꾼들이 거래소를 바꿔가며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피해자들의 적극적 신고와 경찰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피해자들의 신고 없이는 경찰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며 "국민적 관심이 모인 만큼 신고가 발생한다면 경찰도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가상화폐 관련 사기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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