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의원은 3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지난주 중에 전화를 걸어와 ‘주말에 외할머니 성묘를 하려고 강릉을 가려는데 그때 지역에 있으면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며 “마침 토요일 저녁 시간이 비어 윤 전 총장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좌측부터 김홍규 전 강릉시의회 의장, 윤 전 총장, 권 의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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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남엔 윤 전 총장이 강릉지청 검사로 근무할 당시 인연이 있던 지역 인사 2명도 함께했다. 이들이 윤 전 총장에게 “이제는 나오셔야 하는 것 아니냐” “대선 후보로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자, 윤 전 총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대답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대선 출마에 대한 윤 전 총장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1960년생 동갑내기인 윤 전 총장과 권 의원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다. 윤 전 총장은 초중고 시절 방학 때마다 강릉의 외가를 자주 찾았고, 그때마다 강릉 금학동 이웃이던 권 의원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친해졌다고 한다.
이후 각자 대학(윤 전 총장은 서울대, 권 의원은 중앙대)에 진학한 뒤 소식이 끊겼다가, 1990년대 초 윤 전 총장이 수원지검에서 검사 시보를 할 당시 검사로 이미 임관해있던 권 의원과 재회했다고 한다. “누가 ‘어, 강릉…’이라고 해서 돌아보니 윤 전 총장이었다. 그래서 나도 ‘어, 강릉!’이라고 하며 재회했다”는 게 권 의원의 설명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권 의원(17기)이 윤 전 총장(23기)보다 6기수 빠르다.
이후 두 사람의 이력은 때론 가깝기도, 또 멀기도 했다. 비박계 중진인 권 의원은 친이명박계로 꼽히지만, 윤 전 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윤 전 총장은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으로, 당시 법사위원장이던 권 의원은 국회 탄핵소추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이번 강릉 방문을 두고 여러 정치적 함의가 담긴 것이라고 풀이한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별한 사이였던 외할머니 산소에 성묘하며 마음을 다잡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외가가 위치한 강원지역과의 연고를 강조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검찰총장 사퇴 이후 알려진 현역 정치인과의 첫 만남이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떨어졌던 권 의원”이라며 “윤 전 총장이 야권 내 화합 및 통합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보이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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