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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단독] “위안부 판결, 정부서 설명 한번 없었다” [여전히 힘든 위안부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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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할머니들 “소통 소홀” 토로

“손배소 선고 관련 등 입장 못 들어

文정부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아”

당국선 “판결은 당사자 간 문제

할머니 의견 비정기적으로 들어”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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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정부로부터 최근 잇달아 선고된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 소송 결과와 그에 따른 정부 입장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15년 이뤄진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던 문재인정부가 정작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피해자’와의 소통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나눔의집 할머니들은 지난 1월 할머니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배 소송 판결, 4월 이용수 할머니 등 20명이 제기한 손배 소송 선고 이후 정부로부터 판결의 의미나 정부 입장 및 향후 계획 등과 관련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내 법원의 선고가 1월에는 원고 승소, 4월은 원고 패소로 갈렸기에 할머니들은 그 배경과 정부의 입장을 궁금해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재판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와서 설명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대신 직원들이 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옥선(93·사진) 할머니는 지난 2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할머니한테 일본과 협상 진행상황을 알려주나’라는 질문에 “절대 없다. (정부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알려주지 않아”라면서 “내가 생각할 때는 (정부가)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판결은 당사자 간의 문제이고 그걸 저희가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설명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대신 비정기적으로 연락이 닿는 할머니들로부터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듣고 있다”고 해명했다.

세계일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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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원고 승소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재판 결과가 정부에 부담이 된다는 뉘앙스를 풍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 상대 손배 소송이 단순히 당사자 간 문제에 그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판결 의미와 정부 입장을 할머니들에게 설명하지 않는 건 배려 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신희석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는 “정권 초기에는 2015년 합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몇 달 사이 갑자기 더 이상 문제제기를 안 하겠다는 기조로 바뀌니까 피해자들이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이강진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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