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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야, 물러가라"…'코로나 여신'까지 모신 印힌두교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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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확산에 마지막 수단으로 신에 의지

연합뉴스

인도 남부 코임바토레에 마련된 코로나 여신 관련 힌두교 사찰. [AF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하자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코로나 여신'을 모시는 힌두교 사찰까지 등장했다.

27일 AFP통신과 인도 언론에 따르면 남부 타밀나두주 코임바토레의 카마트치푸리 아디남 힌두교 사찰 당국은 최근 코로나 여신을 위한 사찰을 별도로 만들었다.

사찰 당국 관계자는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수 세기 전 전염병 등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질병 퇴치를 바라며 신을 숭배했다며 "그렇게 신을 숭배했던 장소들이 나중에 사찰이 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코로나 여신이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사찰에는 나무와 돌로 각각 만들어진 코로나 여신상 2개가 마련됐다. 이 여신상을 위한 축성식은 지난 18일 진행됐다.

승려들은 48일간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특별 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반인의 출입은 통제된다.

사찰 관리자는 AFP통신에 "과거에도 우리는 천연두나 수두 퇴치를 위한 비슷한 사찰을 마련하기도 했다"며 "의사들조차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다루지 못하는 만큼 마지막 수단으로 신앙과 신에게 의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남부 케랄라주 콜람 지구에도 코로나 여신을 모시는 사찰이 세워지기도 했다.

힌두교도는 최고 유일신이나 절대 존재가 다른 신이나 영적 지도자, 자연, 동물 등 여러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교도들은 개인의 영적 수준이나 기원 종류에 따라 원하는 신이나 존재를 골라 숭배한다. 많은 신과 여러 숭배 방식이 궁극적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맞춤형 경로'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타밀나두주의 한 농부는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기리는 사찰을 건립했다. 남부 텔랑가나주에서도 지난해 한 농부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위한 작은 사찰을 세우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13억8천만 인구의 80% 가량이 힌두교를 믿고 있다.

한편, 41만명을 넘어섰던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0만명 안팎으로 감소했지만 타밀나두주, 카르나타카주, 케랄라주 등 남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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