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은 유럽 이익에 맞지 않아…중국, 협력 확대 희망"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 |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유럽의회가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투자협정의 비준을 보류한 것을 놓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무역을 정치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지난 25일 뮌헨 안보회의 화상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26일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유럽의회가 지난 20일 중국이 EU 인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 전까지는 EU와 중국 간 투자협정을 비준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왕 부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30일 거의 7년 만에 투자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를 놓고 EU가 중국 관리들을 제재하자 중국도 EU에 대한 제재로 맞대응해 양측의 갈등이 깊어졌다.
왕 부장은 EU-중국 투자협정에 대해 "한쪽이 다른쪽에 일방적으로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장 문제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에 관한 것"이라면서 "유럽 일각에서 성질이 다른 문제를 멋대로 연결시켜 경제무역을 정치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과 유럽의 정치 대립과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유럽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오래갈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유럽과 상호존중에 기반해 전방위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며 "중국은 세계 각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지 상호 대립하는 제도적 라이벌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왕 부장은 서방과 중국 간 갈등에 대해서는 "가치관으로 경계선을 긋는 것은 이성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왕 부장은 EU가 신장 문제와 관련해 중국 관리 4명을 제재했을 때 중국이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EU 제재 조치가 나왔을 때 중국인들은 유럽 열강의 핍박을 받을 때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대응해야만 했다"면서 중국의 EU 제재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항변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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