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송림사 대웅전과 대구 동화사 극락전·수마제전
임진왜란 뒤 중수…칸 크기 재조정 등 변화에도 옛 부재 최대한 재사용
다양한 기법 보이며 역사성 계승 "역사·학술·조형적 가치가 빼어나"
칠곡 송림사 대웅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팔공산 자락에 있는 불전 세 곳이 한꺼번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한다. 칠곡 송림사 대웅전과 대구 동화사 극락전·수마제전이다. 문화재청은 역사·학술·조형적 가치가 빼어나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5일 전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칠곡 송림사 대웅전은 임진왜란(1592~1598) 뒤 세 차례 중수된 건물이다. 17세기 뒤 재건된 불전은 대부분 정면 세 칸·옆면 두 칸이다. 이 불전은 정면 다섯 칸·옆면 세 칸을 고수했다. 실내도 당대 추세였던 중앙에 대형 불단을 설치하고 후불벽을 두어 예불공간을 확장한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칸의 크기를 재조정하는 등의 변화에도 교두형 공포를 두고 옛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하는 등 역사성을 계승했다.
대구 동화사 극락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구 동화사 극락전은 1622년에 중창된 건물이다. 임진왜란 뒤 재건된 조선 불전 가운데 건립 시기가 빠른 편에 속한다. 처마, 창호, 단청 등에서 일제강점기의 양식이 확인되나 전체적인 구조와 의장은 건립 당시 상태를 유지한다. 관계자는 "창건(통일신라) 당시 위치, 기단, 초석을 그대로 보존한 채 상부에 17세기 전반의 목조건축을 세웠다"며 "일정한 기둥 간격의 평면, 상부 목조가구의 기본 틀, 마루바닥 하부의 방전(네모난 벽돌) 등 옛 기법이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공포가 꼽힌다. 미세한 첨차 길이 조정으로 간격이 일정하다. 제공의 내외부 끝은 교두형으로 처리됐다. 추녀와 선자연이 걸리는 모서리 부분 퇴칸의 공포에는 병첨(귀공포와 주간포가 서로 맞닿아지는 각각의 첨차를 하나의 부재로 연결한 첨차)이 사용됐다. 관계자는 "17~18세기 팔공산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며 "이 지역에서 활동한 기술자 집단의 특징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구 동화사 수마제전은 극락전 뒤에 있는 고금당을 가리킨다. 1465년에 건립돼 1702년에 중창됐다. 국내에서 유일한 사방 한 칸의 다포계 맞배지붕 불전이다. 이전에 다포계 팔작지붕이던 건물을 해체하면서 일부 부재를 재사용했다. 공포 의장은 극락전처럼 교두형이다. 지붕가구는 삼량가로 구성됐다. 중도리를 사용한 오량가 구조처럼 보이나 중도리 없이 하나의 서까래만 걸친 방식이다. 관계자는 "다른 문화재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라며 "전통 목조건축 지붕가구 기법의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