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달러 각종 위험 줄여"
美 낙후 결제 시스템 개선 시급
中 디지털 위안 독주 견제
헤지펀드 대부는 비트코인 매수 공개
머스크, 북미지역 채굴 지지
비트코인 4만달러 육박 반등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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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가상화폐 거래확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방향 전환으로 풀이된다.
Fed가 더 이상 디지털 달러 도입을 방치했다가는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디지털 결제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상황에서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독주를 지켜만 볼 수 없다는 불안감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CBDC에 속도를 내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가상화폐 행사서 작심발언한 Fed 이사=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는 24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가 마련한 화상 행사에 참석해 작심한 듯 디지털 달러에 대한 방침을 설파했다.
그는 "Fed가 달러화의 디지털화를 위한 공공부문의 개입과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디지털 달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사기 등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인 디지털 달러가 각종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대비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특히 "스테이블 코인(달러화 가치에 고정된 가상화폐)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대안 결제 시스템으로 활용된다면 기존 결제 시스템이 분열되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Fed가 가상화폐가 중앙은행의 지급결제 시스템을 흔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특히 기존 가상화폐가 아닌 디지털 달러가 지급결제에 사용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그리고 결제 시스템의 혁신은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미, 낙후 시스템 개선 더 미룰 수 없다= CNBC 방송은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이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여름 내로 디지털 달러 도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직후 나왔음에 주목했다.
미국의 지급결제 시스템은 선진국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낙후됐다. Fed의 결제 시스템은 인터넷 시대 이전 수준에서 멈춰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핀테크 기업들이 속속 가상화폐를 통해 결제 서비스 진출을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페이팔, 벤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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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가상화폐까지 등장, 결제 시스템을 뒤흔들 조짐을 보이자 더이상 Fed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미국의 후진적인 결제 시스템은 미 정부의 코로나19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가상화폐 단속 中 속셈도 디지털위안 띄우기= 중국이 최근 가상화폐 단속에 나선 것도 결국은 디지털위안을 내세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힘을 싣고 있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는 24일 사설을 통해 "정부는 가상자산의 불법 채굴 및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디지털 위안 출시를 위한 나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가상화폐와 디지털 위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 관영 매체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중국의 디지털위안화 드라이브는 미국 디지털화폐 도입을 더욱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너드 이사도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디지털 화폐 도입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잰 하치어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는 달러가 기축 통화인 점을 고려해 디지털 달러를 도입에 주저해 왔지만 궁극적으로 디지털 달러 도입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대부도 비트코인 보유= 이날 비트코인은 지지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강세를 보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미지역 비트코인 채굴업체들과 얘기를 했다. 그들은 현재 그리고 계획돼있던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구상)을 알리겠다고 했다"면서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북미지역의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은 이날 협의회를 결성했다. 머스크의 트윗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9% 오른 4만달러에 육박했다. 비트코인 값은 하루 전에는 3만1000달러까지 추락했었다.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회장은 비트코인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달리오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비트코인의 최대 위협은 그것의 성공이다"면서 각국 정부가 통제에 나설 것임도 예상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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