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EU, '폐기' 표현 안 써…중단시 EU 피해 훨씬 커"
EU-중국 투자협정 (PG)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의회의 유럽연합(EU)-중국 투자협정 비준 보류는 구속력없는 상징적인 조치이며 중국과 EU 간 관계 개선 여지가 있다고 홍콩 명보가 24일 보도했다.
명보는 이날 논평을 통해 "원래 유럽의회는 EU 기구 중 가장 중국에 적대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며 "유럽의회가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투자협정을 보류한 것은 중국-EU 관계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국-EU 간 경제·무역 관계에 대한 영향은 실질적이기보다는 상징적일 것이며 그다지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더구나 투자협정으로 더 큰 수혜를 보는 쪽은 EU"라며 "투자협정이 정말로 중단된다면 중국은 체면을 구기겠지만 EU의 피해는 명백히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의 EU 인사에 대한 제재 해제 시까지 EU와 중국 간 투자협정을 비준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30일 약 7년 만에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EU가 지난 3월 중국의 신장(新疆)위구르족 탄압을 문제 삼아 중국 관리 4명과 1개 단체에 제재를 부과하고, 중국이 보복 제재에 나서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명보는 EU가 투자협정을 경제적 가치로 바라보는 것과 달리 중국은 지정학적 가치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과 대서양 동맹의 재건을 추구하는 것에 맞서 EU와 선제적으로 결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투자협정에 접근했기 때문에 협상에서 크게 양보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향후 더 양보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협정이 지연될 경우 중국은 지정학적 전략을 잘못 세운 것에 그치지만, EU는 중국 시장 진출의 커다란 기회를 잃는 것을 의미하며 실질적 피해도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명보는 "EU는 투자협정에 대해 '동결'이나 '보류'라고만 할 뿐 '영구종결'이나 '폐기' 같은 단어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양측 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협정을 중국의 인권보호 개선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내용이 들어간 유럽의회의 결의안은 다소 비현실적인 감정이 뒤섞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보는 "EU는 투자협정 취소를 위협한다고 신장위구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중국은 그러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EU 최대 교역국이 된 상황에서 투자협정이 있든 없든, 중국과 유럽 간 교역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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