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질문 50개 꼴…유튜버 픽 = 상승?
서학개미 포트폴리오 천편일률적으로 빅테크 편중의 결과 낳아
SOXL·CCIV·MVIS 주가 롤러코스터에 위험도↑
[헤럴드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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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요즘은 ‘햇지(hedge, 환율, 금리를 활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 투자가 아니라 ‘햇제( OO사라고 했제처럼 유행하는 종목을 추천하고 사라고 말했다고 뒤에 언급하는 것)’ 투자가 수익률이 좋은 편입니다”
이는 카페에서 본 정보나 유튜버가 추천해주는 해외주식 종목을 투자하고 있다는 서학개미 박모(31) 씨의 말이다.
박씨의 사례처럼 미국 등 해외주식 투자는 펀더멘털 대신 유튜버의 추천 종목 등에 의한 투자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테슬라와 애플, 넷플릭스 등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가 대체로 비슷하게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란 분석이다.
이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모인 한 카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카페에는 하루 평균 질문이 50~60개 이상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종목에 대한 펀더멘털적인 질문과 답변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근거를 유튜버의 추천, 커뮤니티 선정 등으로 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의 순매수 종목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SOXL)이다. 이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하루 상승폭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데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종목 중 하나다. 수익과 손실 모두 3배로 나는 위험성이 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들은 커뮤니티에 ‘늦기 전에 샀다’ ‘언제까지 들고 있으면 되나요?’ 등의 질문을 연일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처칠캐피털IV(CCIV), 마이크로비전(MVIS) 등의 주식도 대표적인 유행투자 사례로 꼽힌다.
서학개미들이 이처럼 일부 투자카페 등의 ‘추천’에 의지하게 되는 데는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 제공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 정보를 얻기 위해선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보 수집 경로도 한정돼 있다. 증권가에서 해외주식 공시와 정보를 홈페이지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추천해주는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은 해외 기업에 대해 ‘국내 기업만큼의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실제 투자자들이 해외기업에 관련한 정보를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증권가 보고서를 제공하는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분석해보면, 최근 1년간 국내기업분석 레포트는 2만6000여개 이상 나왔으나 해외기업 분석 레포트는 약 십분의 일 가량인 2800여개에 불과했다.
투자자 박 씨는 “유튜버나 전문가가 추천하는 종목을 공부하려고 해도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이들이 주는 정보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유행투자도 투자의 한 방식이라는 투자자도 존재했다. 해외주식 커뮤니티의 한 투자자는 “요즘은 정보를 가짜로 올리면 그 채널의 신뢰도가 무너진다”며 “유튜브에 전문가들이 올려주는 프로그램을 보고 종목을 사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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