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사진 제공= 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가상화폐가 디지털 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가상화폐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따라서 경제적 가치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금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폐의 3대 기능 중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가상화폐의 가능성을 평가한 셈이다.
최근 가상화폐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에 6만달러를 넘기도 했으나 현재 3만4000달러대로 떨어진 상태다.
서머스는 가상화폐가 계속해서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남아있을 것이고 디지털 금의 형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일 각 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무관하게 자산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상화폐가 금의 대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가상화폐의 자산 가치가 금의 3분의 1 정도만 됐다면 가상화폐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고 시스템의 일부가 될 가능성도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금의 가치는 10조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비트코인 시가총책은 최근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7000억달러 정도로 줄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야산 엘만드라 애널리스트도 금과 비트코인의 가치를 비교 언급한 바 있다. 엘만드라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가 5년 안에 금 시장 가치에 육박할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가상화폐가 금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서머스의 의견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의 견해와 비슷하다. 크루그먼 교수도 교환 매개 수단으로써 가상화폐의 가치나 안정적인 구매력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금의 대안으로 계속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자신이 가상화폐 회의론자고 밝히면서도 가상화폐가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처럼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머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에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요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경제의 과열 위험을 경고하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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