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국대사관 앞에서 '위구르족 탄압' 규탄하는 시위대 |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유럽의회가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투자협정의 비준을 보류하자 중국 정부는 "중·EU 투자협정은 누가 누구에게 하사하는 것이 아니다"며 반발했다.
주EU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중·EU 투자협정은 균형 잡힌 호혜적인 협정"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지난 3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를 놓고 EU가 중국을 제재하자 중국도 제재로 맞대응해 양측간 갈등이 고조됐으며 비준 절차는 사실상 중단됐다.
EU와 중국은 지난해 12월 30일 거의 7년 만에 투자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유럽의회는 전날 중국이 EU 인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 전까지 EU와 중국이 체결한 투자협정을 비준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중국 측은 자국의 제재가 정당한 조치였다고 항변하면서 "중국은 시종 성의를 가지고 양측의 협력을 촉진할 것이며 유럽 측이 우리와 마주보고 걷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장은 관영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유럽의회의 결의안 통과로 중·EU 투자협정이 무기한 연기되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정의 '동결'이 유럽의 경제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투자 측면에서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데 장애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은 정치·외교적 압력을 받게 되며 유럽에서 중국의 이미지도 더 나빠지겠지만 경제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유럽의회가 투자협정을 동결하면서 오만한 조건을 내걸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은 제재를 취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국을 비난하는 데 집중했다.
미국이 중국과 서방 간의 인권 갈등을 격화시켰으며 신장 문제로 중국과 서방간의 큰 충돌을 일으켰다면서 "EU가 미국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중국과의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 협정을 파괴하는 것은 자신의 살을 베어 미국을 살찌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유럽이 중국의 굴기(堀起·우뚝 일어섬)를 억제하고 자국의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의 전략적 야심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을 이루려면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한다)라면서 중국이 차분하게 스스로의 원칙을 지키며 유럽과의 경제 협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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