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제재 풀기 전엔 투자협정 비준 안 해"
中 "자신들의 희생으로 美 전략적 야망 이뤄주는 꼴"
EU기와 중국의 오성홍기.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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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해 7년 만에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했지만 그 후 연일 대립각을 세우며 투자협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 中-EU, 7년 끌어온 투자협정 타결 : 지난해 12월 29일 중국과 EU는 7년간 이어진 투자협정에 합의하며 지난 2014년 1월 시작된 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투자협정은 중국과 유럽 국가들의 경제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다. 협정에는 전기 자동차, 개인 병원, 부동산, 광고, 해양 산업, 통신 클라우드 서비스, 항공 예약 서비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중국 당국의 영업 허가를 받을 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유럽 기업들에 한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필수적인 중국 기업과 합작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포함된다. 현재 해외 기업들은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 기업과 합작해 기술을 이전해줘야 한다. 그러나 협정이 발효되면 유럽 기업들은 독립적으로 중국에 법인을 세울 수 있어 기술 유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당시 협정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은 중국이 '진정한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번 투자협정으로 유럽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을 견제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워싱턴 미중문제연구소의 소라 굽타 선임연구원은 "중국에게 있어 이 협정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체결 이후 가장 중요한 경제협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국제경제를 주도하고, 미국에 대항해 세계 패권을 노리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성공적으로 보여줬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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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게 체결했지만…EU "비준은 보류" : 몇 년간의 협상 끝에 협정이 체결됐지만 이후 중국과 EU는 사사건건 대립하며 비준은 난항을 겪고 있다.
계속되는 갈등에 EU는 결국 중국과의 투자협정 비준을 중국이 EU에 부과한 제재를 풀 때까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협정 발효를 위해서는 EU 의회의 비준 동의가 필수적인데, 이들이 비준을 동의하지 않으면 협정 체결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번 움직임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 문제를 놓고 EU 등 국제사회와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인권 외교'를 앞세우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위구르족 문제를 두고 유럽 국가들과 함께 중국을 비판, 제재하자 중국도 이에 제재로 응수했다. 앞서 EU는 위구르족 강제 노동 등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했다.
중국도 맞대응으로 EU 의회 의원 5명 등을 제재했고, 글로벌 패션 스파브랜드 H&M 등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펼쳤다.
이후 양측의 불만은 커져갔고 결국 20일 EU 의회는 중국이 제재를 풀 때까지 중국과의 투자협정을 비준하지 않기로 하는 결의안을 찬성 599표, 반대 30표, 기권 58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 中, EU 투자협정 비준 연기에 '반발' : 이번 EU 의회의 결정에 중국 측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누구도 구걸하지 않는 투자협정, EU 의회의 막무가내"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EU 측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체결한 협정을 마치 인질인 양 굴고 있다며 비난했다.
매체는 또 협정 체결에 7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 만큼 양측의 충분한 합의를 거쳤다며 "비준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유럽과의 경제 협력이 하나의 정치적 문제로 깨질 수도 있다는 불신을 심어줬다"고 반발했다.
이어 "중국이 많은 부분 양보했지만 유럽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 중국에 불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럽 이익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EU가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에 휘말려 스스로 경제적 타격을 초래해선 안 된다며 "만약 투자협정이 표류하게 된다면 유럽은 자신들의 희생으로 미국의 전략적 야망을 이뤄주는 꼴이 된다"고 비판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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