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최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은 "의원 2명에 대해 불입건 처분으로 결론을 내렸다"면서 "두 의원 모두 토지 매입 당시 내부 정보를 이용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향자 의원의 경우 2015년에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에 있는 땅 3492㎡를 사들였는데, 2014년 9월 이 땅 바로 옆에 화성비봉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승인이 떨어진 바 있다. 당시 개발 호재를 노리고 토지를 매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자 양향자 의원은 "본토지는 삼성 임원으로 승진할 때 구매한 땅으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차원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샀다"고 해명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2019년 8월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에 있는 임야 중 66㎡를 구입했는데, 인근이 3기 신도시 용지로 지정됐다.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투기를 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그는 "최근 LH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어머니께서 인근에 임야를 소유하고 계신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두 의원이 모두 기획부동산을 통해 땅을 매입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최승렬 국장은 "두 의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할 수 없는 위치에 있을 때 매입했기 때문에 부패방지법 등의 위법 사항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 내·수사 선상에 오른 현직 국회의원이 5명이라고 밝혔다. 양향자·양이원영 의원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이 나면서 나머지 3명에 대한 수사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최승렬 국장은 "압수수색을 실시한 의원(강기윤 의원)에 대해서는 현재 자료를 분석 중이고, 향후 소환 조사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5명 가운데 강기윤 의원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서는 사법 처리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결코 부실 수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승렬 국장은 "투기 의혹을 수사하면서 여야 구분 없이 사실 그대로 수사에 임했다"면서 "맹탕 수사라거나 수사 결과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미리 우려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어 "객관적 사실을 찾아내 죄가 있으면 절차대로 하는 것"이라며 "공정한 수사로 받아들여 달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최근 투기 의혹과 관련해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충남 아산시의원과 전남 신안군의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인 A씨가 그 대상이다. 특히 A씨의 경우 토지에 대한 몰수보전 신청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보아 혐의가 상당 부분 확인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날 현재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내·수사 대상은 총 583건에 해당하는 2319명이다.
한편 세종시 행정수도 건설을 담당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간부 부인들이 국가산업단지 인근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행복청이 투기 여부 조사에 나섰다. 행복청은 17일 "행복청 공무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스마트국가산단 인근 투기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희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