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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반도체·백신 '빅딜' 앞둔 삼성…이재용은 법원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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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삼성전자·바이오 CEO 동행

'구속수감' 이재용 부회장, 20일 합병 의혹 재판에 출석

뉴스1

지난해 10월 14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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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재계 1위 삼성에서 반도체와 바이오를 총괄하는 CEO(최고경영자)가 오는 21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양국 협력 확대의 초석을 다진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는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미국내 신규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투자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희망하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삼성이 적극 동조하고, 우리나라에 시급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따내는 '빅딜'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첫 한미 정상회담에 삼성 계열사 CEO 2명이 동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삼성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력하며, 바이오 대표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존림 대표이사도 워싱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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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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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의 최대 관심사는 사실상 문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이 될 방미 경제사절단이 미국에서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느냐에 쏠리고 있다.

우선 국내 1위 기업이자 매출액 기준 글로벌 '넘버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미국내 신규 투자 발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으로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삼성전자는 최근 AI, 자율주행 등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능력 확대에 힘을 쏟아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 화성, 평택, 미국 오스틴 등 3곳에 위치한 파운드리 팹 외에 신규 공장을 설치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는데 미국에서의 '제 2공장' 건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최소 150억달러(약 16조9000억원)에서 최대 200억달러(약 22조5600억원)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미 정상회담보다 하루 앞선 오는 2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주재하는 '반도체 공급망 점검회의'에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한다.

이는 앞서 지난 4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안 대응 회의의 후속대책의 성격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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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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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 자리에서 미국내 파운드리 신규 투자 계획을 공유하고 다음날 열릴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투자와 별개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삼성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으로 또 한차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과 관련해 정상회담 기간에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모더나가 원료와 IP(지식재산권)을 국내에 공급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를 줄곧 추진해왔던 우리 정부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반도체 신규 투자를 단행하는 대신 백신 물량을 공급받겠다는 '스와프'를 넘어서 위탁생산 계약까지 따낸 것은 쾌거"라며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의 주연급으로 맹활약을 펼치는 동안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구치소 내에서 이같은 소식을 뉴스로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재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신 이 부회장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 3차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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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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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데다가 미국에서 진행한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총수의 결단이 필수적인데도 이 부회장은 '사법 리스크'로 인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이 부회장은 미국, 유럽,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다년간 쌓아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코로나19 백신 공급경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청와대의 반응이 달라진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경제 5단체를 비롯해 종교·사회·지역 정치권 등 각계에서 정부에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서 "충분히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앞서 지난 3~4월에 경제 5단체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사면 건의에 대해 "검토한 바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외면해오던 청와대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 사면을 둘러싼 정부의 기류 변화는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경쟁 심화가 배경인 것으로 지목된다. 문 대통령이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키우려면 삼성 총수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문 대통령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CEO가 참석한 가운데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각각 최대 50%와 20%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포함한 민간지원 패키지를 담은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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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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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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