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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대졸자 4배 늘어난 中…'인해'전술에서 '인재'전술로[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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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편집자주] 차이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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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노동절 연휴 때 상하이 와이탄을 찾은 중국인파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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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궈런 타이둬(中國人太多, 중국인은 너무 많다)!"

필자가 중국에 있었을 때 중국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다. 가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편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지나보니 그 많은 인구는 중국 경제성장에 유리한 요소였다.

중국 인구가 14억명을 넘어섰다. 지난 11일 발표된 제 7차 인구센서스결과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인구는 14억1178만명으로 2010년 대비 7206만명이 증가했다. 연 평균 증가율은 0.53%로 지난 2000~2010년 기간의 연평균 증가율 0.57%보다 0.04%포인트 하락하는 등 증가세가 둔화됐다.


심화되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

이번 인구센서스 결과는 예상하던 대로 저출산 심화, 고령화가 특징이었다. 2015년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 후 중국 출생아 수는 2016년 1786만명으로 이전보다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하면서 2020년 1200만명 밑으로 하락하는 등 저출산 추세가 심화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합계 출산율도 1.7에서 1.3으로 하락했다.

중국도 경제가 발달한 장수성의 경우, 평균 결혼 연령이 34.1세로 증가(2012년 29.6세)하는 등 만혼 현상이 심해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딩크족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가구당 인원수도 평균 2.6명으로 2010년의 3.1명 대비 크게 줄었다. 딩크족, 20~30대 청년 및 독거노인 1인가구 증가로 인한 현상이다.

고령화 속도는 빨라졌다. 60세 이상 인구는 2억6402만명을 기록했으며, 인구 비중 18.7%로 2010년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15~59세 인구는 8억9438만명으로 63.4%를 차지해 2010년 대비 6.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15~59세 사이의 생산가능인구가 4523만명 감소한 사실로 인해 중국의 인구 보너스 시대가 끝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피부양 인구는 늘었으니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다른 변화가 있다. 바로 학력상승이다. 중국에서는 이제 '인구 보너스' 시대가 가고 '인재 보너스' 시대가 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급증한 중국 대졸자와 인재 보너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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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학 졸업학력인원부터 살펴보자. 2020년 인구 10만명당 대졸학력자는 1만5467명으로 2010년(8930명) 대비 73% 증가했다. 2020년 중국의 전체 대졸학력자는 무려 2억1836만명에 달한다. 2010년 1억1800만명에 불과했던 대졸학력자가 불과 10년 사이에 1억명이 증가한 것이다.

2000년(3611명)과 비교하면, 10만명당 대졸학력자수가 20년 만에 네 배 이상 증가했다. 대학생이 공부 잘하는 학생이 누리는 신분의 상징에서 누구나 거치는 과정이 된 것이다.

대학 진학률과 재학생 수도 훌쩍 늘었다. 중국의 대학 진학률은 2010년 26.5%였으나 2020년에는 54.4%로 상승했고 전체 재학생 수는 2010년 3105만명에서 4183만명으로 급증했다. 대학생 증가는 중국 정부가 2000년대 초부터 시행한 대학입학정원 확대 정책의 영향이 크다.

2001년 114만명에 불과하던 대학졸업생은 2004년 280만명으로 늘었으며 그 후에도 계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10년간 중국 대학졸업자수는 600만~900만명 사이였으며, 올해는 사상 최고치인 909만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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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해(人海)전술'에서 '인재(人才)전술'로

15세 이상 인구의 평균 교육연한은 2010년 9.1년에서 2020년 9.9년으로 0.8년 증가했다. 향후 중국 경제와 산업발전은 생산가능인구라는 양(量)을 이용한 '인해(人海)전술'이 아니라 인력의 질(質)에 바탕을 둔 '인재(人才)전술'에 달려있다.

중국이 막을 내리고 있는 '인구 보너스'를 '인재 보너스'로 대체하려 할 것이라는 의미다. 향후 중국이 발전시켜야 하는 건 의류, 완구 등 노동집약적인 저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제 양보다는 질이다.

중국에서는 '엔지니어 보너스'라는 표현도 나왔다. 지난해 3월 중국 과학기술협회와 중국 공정원은 중국에서 매년 졸업하는 공대생이 140만명을 넘는다며 '엔지니어 보너스'가 '인구 보너스'를 대체해 중국경제의 고퀄리티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중국경제는 이전처럼 봉제완구를 제조하는 공장 인력이 아니라, 9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난 대학 졸업자,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 반도체, 빅데이터,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140만명의 공대졸업생들이 이끌어 갈 것이다. "중국인은 너무 많다"는 표현이 앞으로는 "중국 인재가 너무 많다"는 표현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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