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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보조금 줬더니 기사 상여금 '꿀꺽'…거제 시내버스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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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시내버스 업체들, 임금 명목 보조금 받고도 상여금 미지급

조정회의 결렬되면 25일 첫차부터 파업 예고

경남CBS 최호영 기자

노컷뉴스

거제 시내버스 노조 기자회견. 거제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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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거제시가 임금 지급을 조건으로 버스 업체에 보조금을 줬지만, 기사들이 상여금을 받지 못하자 또다시 파업을 예고했다.

15일 거제시에 따르면, 2개 시내버스 업체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급하게 대출이라도 받으려 은행에 가면 4대 보험이 체납돼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막막함과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임금이 체불되는 사례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시민 불편을 야기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에 양해를 구한다"며 "버스 노동자의 입장을 한번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2개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4일 파업을 예고했다. 거제시가 임금 인상분 보장 등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노조는 파업을 유보했다. 2020년 임금 협약의 임금 인상분 2.62%를 보장하고, 반복되는 임금체납, 4대보험 체납 등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시는 지난 6일 상여금과 월급 지급에 쓰라는 행정명령을 달고 2개 회사에 3억 9천만 원씩 보조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회사는 보조금을 운영비와 경비 등으로 쓰고 기사들에게 상여금을 주지 않았다. 다만 한 곳은 상여금와 월급까지 밀린 관리직 직원에 돈을 지급한 것으로 시는 파악했다.

2개 노조는 상여금을 받지 못하자 지난 10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만약 오는 20일과 24일 조정 회의가 결렬되면 노조는 25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2개 업체는 50개 노선에 시내버스 108대를 운행 중으로 파업이 현실화하면 시민 불편은 불가피하다.

거제시는 "회사는 상여금을 미지급했고, 이는 노조의 파업을 볼모로 해 시의 재정 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는 적자 해소와 임금 체불 방지 노력을 하고, 시내버스가 한시도 멈출 수 없는 시민의 소중한 발인 점을 감안해 파업과 휴업이 아닌 경영 건전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통해 상생과 협력을 길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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