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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뒷골 당기는 두통, 자세부터 바로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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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스마트폰 보면 ‘경추성두통’ 발생

손·귀·턱 통증과 시력저하 동반…심할 때 ‘고주파 신경치료’ 효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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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자세와 목디스크 등으로 인해 경추성두통을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 질환은 경추(목뼈)가 틀어져 목을 지나는 경추신경을 자극하고, 이 신호가 뇌의 삼차신경절과 상부 경추의 감각신경이 만나는 부위에 도달해 발생한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최혁재 교수는 “전체 인구의 4~5%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경추성두통은 바르지 못한 자세에서 시작된다”면서 “평소 목을 숙이며 PC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거북목(일자목)증후군을 유발하는 자세를 장시간 취할 경우 목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는 뒷머리 부분의 근육에 관여하는 경추신경을 자극하는데, 이때 뒷골이 당기는 듯한 느낌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대개 경추성두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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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추성두통 증상은 뒷골 당김을 비롯해 눈·귀·턱 등의 통증, 시력 저하 등 다양하게 동반된다. 경추신경이 완전히 눌린 경우에는 팔과 손까지 저릴 수 있다. 경추성두통은 쿡쿡 쑤시는 양상의 두통에서부터 손발이 저리는 증상이 일상에서 수시로 반복되기 때문에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두통이 심한데 뇌 MRI를 찍어도 문제가 없거나, 위와 같은 경추성두통의 증상이 나타나면 목 MRI를 찍어보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경추성두통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초기에는 진통제나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 경추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 관리를 우선 시작한다. 만약 진통제가 잘 듣지 않고, 두통과 더불어 어지럼증이나 손·발저림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신경차단술 등 치료법을 고려한다. 하지만 신경차단술은 1~2개월 정도 일시적인 두통 호전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인 통증조절 효과는 얻지 못하는 것이 한계점이다.

약물이나 주사 등 일반적인 치료법이 잘 통하지 않는 경추성두통 환자에서 고주파 신경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경추성두통 환자 395명 중 약물·주사·시술 등 기존 치료 방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던 환자 57명에게 고주파 신경치료를 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에서 고주파 신경치료 직후 75% 이상 경추성두통 통증 경감 효과를 보였다. 0~10 사이 점수로 통증을 측정하는 ‘VAS’ 기준으로는 치료 전 전체 평균 6.21점에서 치료 직후 1.54점까지 4.67점이나 떨어졌다. VAS 10점은 통증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태를 말한다. 반면 0점은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VAS 1.54점은 일상에서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두통 재발이 없었던 42명(73%)의 고주파 신경치료 1년 뒤 평균 VAS 점수는 0.85점으로 조사됐다. 이 중 25명은 약물 복용을 끊고도 1년간 두통을 겪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Clinical Journal of Pain) 최근호에 게재됐다.

최 교수는 “고주파 신경치료는 통증 감각을 지배하는 신경뿐만 아니라 신경을 자극하는 주변 근육에 고주파를 전달해 근육을 이완시켜 두통을 경감시킨다”고 설명했다. 고주파 신경치료는 운동신경 등 주변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통각신경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으며 한 번의 시술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 경추성두통은 치료를 받고 두통이 호전됐다 하더라도 일상에서 근력이 떨어지거나 장시간 잘못된 자세를 취한다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그래서 생활습관 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허리와 목을 편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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