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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머스크는 사기꾼" 투자자 분노…하루만에 도지코인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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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화석연료 사용을 이유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중단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하루 만에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머스크의 한마디에 도지코인이 순간 20% 급등하는 등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연일 요동치면서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트윗에 도지코인 가격은 이날 43센트에서 순간 52센트로 21% 폭등했다. 이후 도지코인은 14일 오전 3시(한국시간 14일 오후 4시) 24시간 전과 비교해 25% 오른 54센트를 기록했다. 스스로를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칭하며 도지코인 띄우기에 앞장섰던 머스크는 이번 트윗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돌연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폭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도지코인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전날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수반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가상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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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대안'을 언급한 다음 날 바로 도지코인과 협력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머스크가 비트코인에서 도지코인으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길 원하는지 묻는 투표를 진행했고 응답자의 78.2%가 찬성했다.

머스크의 '배신'에 뿔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테슬라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불매를 촉구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테슬라를 사지 말아라)'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 머스크를 "비트코인의 에너지 사용량을 몰랐던 척 연기하는 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웨드부시증권은 "비트코인 결제 중단이라는 머스크의 입장 번복은 충격적"이라며 "테슬라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레시아 하스 코인베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머스크의 트윗에 대해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있다. 우리는 일회성 헤드라인과 트윗에 반응한다"면서도 "가상화폐는 장기적인 투자"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돈세탁과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4만5700달러를 기록해 3월 1일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소폭 회복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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