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 연극상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세상에서 분투하는 트랜스젠더 목소리 담아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 부문 대상격인 백상연극상을 수상한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의 구자혜 연출가가 남긴 소감입니다. "부끄럽지도 않고 용기를 내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다"고 입을 뗀 구 연출은 "어떤 사람의 존재는 누군가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말해 울림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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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 수상 장면. 구자혜 연출가와 전박찬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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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부문 남자 연기상도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 최순진에게 돌아갔습니다. 최 씨도 "어떤 누구도 어떤 인간 존재를 혐오하거나 차별할 수 없다"며 "누구나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이 연극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떤 인간 존재에게는 너무나 폭력적이고 불평등하다는 것을 조금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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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최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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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오르지 못한 작가 고(故) 이은용 씨를 기리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대본을 쓴 이 작가는 트렌스젠더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실험과 도전을 이어왔습니다. 사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작가였기에, 지난 2월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은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구 연출은 이 작가를 "객석에 앉아있는 또 다른 트렌스젠더들의 삶에 마음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라 기억했습니다. 이 작가는 생전 동아연극상을 받은 뒤 “트랜스젠더 작가로서 농담 같은 일들, 농담이 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걸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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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의 한 장면. 출처=성북문화재단·여기는 당연히,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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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리어프리(barrier-free) 공연으로 전 회차 수어 통역과 자막, 음성해설을 제공했습니다. 백상예술대상 심사위원은 "공연 형식을 통해서도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시스젠더, 농인, 청인, 시각장애인 등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연극, 그 어떤 몸도 '중심'이나 '기준'이 되지 않는 연극을 시도했다" 평가했습니다.
최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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