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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입시부담에 “밥먹는 시간도 아까워”…고교생 10명 중 4명 ‘과속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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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대 연구팀, ‘고교생 식사속도-청소년 영양지수 점수와의 관련성’ 분석

식사시간 빠른 학생 비율, 느린 학생의 2배…여학생보다 남학생 더 심각

빠른 식사속도, 비만‧대사증후군 등 유발…과식으로 인슐린 저항성 유발도

세계일보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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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밥을 빠르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도한 입시 부담으로 인해 식사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빠른 식사 속도는 비만이나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대사증후군 등에 걸릴 위험이 크고, 포만감을 최대로 느끼기까지 식사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열량 섭취량이 늘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1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국교통대 식품영양학 전공 배윤정 교수팀은 충북지역 일부 고등학생의 식사 속도와 청소년 영양지수 점수와의 관련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2019년 9∼10월 충북의 3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453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영양 상태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식사 속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빨리 먹는다’와 ‘빨리 먹는 편이다’라고 응답한 학생을 식사 속도가 빠른 그룹으로, ‘보통이다’라고 답한 학생은 보통 그룹, ‘천천히 먹는 편이다’와 ‘매우 천천히 먹는다’라고 답한 학생을 느린 그룹으로 분류하고, 학생에게 19개 문항을 질문해 영양지수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식사 시간이 빠른 그룹의 비율은 39.7%(180명)으로, 보통 그룹(40.4%‧184명)과 엇비슷했다. 식사 시간이 느린 그룹의 비율(19.7%, 89명)은 빠른 그룹의 절반 정도였다.

식사 속도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식사 그룹이 빠른 그룹에선 남학생 비율(52.8%)이 여학생(47.2%) 보다 높았고, 느린 그룹에선 여학생 비율(66.3%)이 남학생(33.7%) 보다 높게 나타났다.

배 교수는 논문에서 “식사 시간이 빠른 그룹에 속하는 여학생은 보통 그룹 여학생보다 TV‧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길었다”며 “식사 시간이 빠른 그룹에 속하는 남학생은 음식 섭취 전 손을 씻는 행위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영양지수 점수(높을수록 양호)는 식사 속도가 빠른 그룹(46.9점)이 보통 그룹(50.7점)‧느린 그룹(49.1점) 보다 낮았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은 입시경쟁의 교육환경에서 바쁜 일과와 시간 부족으로 인해 높은 아침 결식률, 패스트푸드‧편의식품의 잦0은 섭취 빈도, 불규칙한 식사 시간 등 부적절한 식습관으로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과도한 학업량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바쁜 일과는 식사 시간을 줄이게 되고, 이는 빠른 식사 속도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빠른 식사 속도는 비만‧당뇨병‧심혈관질환‧대사증후군 등 건강 문제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식사 속도가 빠르면 포만감을 최대로 느끼기까지 식사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열량 섭취량이 증가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체중이 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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