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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미, 아세안 관련 7가지 협력과제 설정…"中과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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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미·중 갈등 속 전략적 요충지

미·중 '끼인' 韓, 쿼드 압력 강해지는 가운데

신남방 정책과 인·태 비전 연계 강화로 외교적 돌파구 마련

中도 "신남방-일대일로 협력하자" 강조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국과 미국이 13일 ‘한·미 아세안 정책대화’를 열고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과 관련해 7가지 핵심 협력 분야를 설정했다.

미·중 간 전략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아세안은 중국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관문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양국은 이 지역의 패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세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정책 대화는 우리나라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비전 간의 접점을 찾아 향후 아세안 지역에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번째 회의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는 외교부와 국무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국제개발처(USAID), 개발금융공사(DFC) 등이 참석하였다.

다만 우리 정부는 신남방정책은 특정국가에 배타적인 정책이 아니라며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박재경 외교부 아세안 국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아세안 정책대화를 화상으로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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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수석부차관보급 실무회의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박재경 아세안 국장과 아툴 케샵 미국 국무부 동아태수석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이날 회의서 선정된 7대 협력 분야는 △백신·보건 △인프라·스마트시티 △녹색성장 △디지털혁신 △메콩 △해양 △인적교류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2019년 10월 체결된 ‘한·미 인프라 협력’을 바탕으로 아세안 지역에서의 인프라사업을 공동 진출하기 위해 한·미 정부 차원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산화탄소(CO2) 포집·이용·저장 기술인 CCUS 상용화를 위한 한·미·아세안 간 공동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양측은 코로나19 상황 에서 아세안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4차 산업 분야 협력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제6차 한·미 사이버협력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메콩강 유역 수자원 관리와 관련해서도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공병단은 ‘한-메콩 물관리 공동연구센터’를 통해 한국의 물 관리 기술과 미국의 위성 및 수자원데이터 분석기술을 접목한 ‘메콩 지역 수자원데이터 활용역량 강화 사업’을 수행 중이다.

해양 역량 강화 분야에 대해서는 △해양안보 증진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관련 환경 보호 △불법어업 등 각 분야에 대해서 구체적인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양측은 아세안의 청년 전문가 양성을 위한 한·미·아세안간 청년 인적교류 관련 협력이 유망하다는 데 공감하고 각국의 아세안과의 협력 현황을 긴밀히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서 양측은 미얀마와 남중국해 등 동남아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특히 미얀마 내 폭력의 즉각적 중단, 구금자 석방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고, 남중국해 관련 항행·상공비행의 자유 등의 원칙이 존중되는 규칙 기반 질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신남방 정책, 특정 국가 배제하지 않아”

우리 정부는 아세안 지역에서의 미·중 갈등과는 별로로 국가별 협력 사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남방 정책은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로 어떤 국가를 배제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아세안 역시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의 대아세안정책과 접점이 있다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설명과는 별개로 한·미간 아세안 지역에서의 협력은 필연적으로 아세안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이나 메콩강 수역 수자원 관리 등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아세안이 좀 더 자유롭게 되기 위한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미·중 그 어느 곳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나라는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 등에 대한 직접적인 참가 대신, 이같은 정책 협력을 통해 동맹국으로서의 미국의 아·태 지역 비전에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 역시 신남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접목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도 아세안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2월 양국 외교, 산업, 안보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호주 아세안 정책대화’가 첫 번째로 열렸으며 6월 중 보건협력 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다. 호주는 미국과 상호첩보동맹을 맺고 있는 파이브아이즈(Five Eyes) 중 하나로 반중(反中) 노선의 가장 전방에 서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미국은 한·호주 간 포럼 개최에 큰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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