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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종합] 머스크, 가상화폐 시장 뒤흔들기 어디까지…테슬라, 환경 이유로 비트코인 결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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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의식 안했던 ‘환경 문제’를 이유로 중단 선언
비트코인 ‘먹튀’ 이어 ‘변심’ 논란
도지코인, 비트코인과 비슷한 작업증명(PoW) 채택
머스크 ‘변덕’ 영향권에 들 수도


이투데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거 어워드 레드카펫 행사에 도착해 환하게 웃고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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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오락가락하는 발언과 행동으로 2조5000억 달러(약 2829조 원) 규모의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5% 넘게 빠지며 5만 달러 선이 무너져 4만6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급락의 배경에는 머스크 CEO의 ‘돌발 선언’이 있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성명을 올리고 테슬라 전기차의 비트코인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겠다고 선언한 지 석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자신의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비트코인 결제수단 중단의 이유로 ‘환경 문제’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있어서 석탄 연료 사용이 급증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 “특히 석탄의 경우 여러 화석 연료 중에서도 최악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는 많은 관점에서 좋은 아이디어이며 우리는 비트코인이 유망한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 이것이 환경에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테슬라는 1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 매입 사실을 공개했으며 이후 비트코인을 전기차 구매 수단으로 허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머스크의 행보는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비트코인 채굴에 많은 전기가 쓰인다는 점은 어제오늘 알려진 사실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비트코인 채굴에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기 사용량보다 더 많은 전력인 110TWh(테라와트시)가 사용된다는 케임브리지대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전 세계 비트코인의 채굴의 75%가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에서 이뤄지는데,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의 40% 정도가 석탄 발전에서 나온다는 점도 우려를 샀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 거래가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러한 비판에도 비트코인 옹호론을 굽히지 않았다.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지난달 22일 “비트코인이 재생에너지 발전을 장려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자 머스크는 “진짜 그렇다”고 트윗으로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머스크의 이번 결정이 개인 투자자를 농락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빗발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CEO는 “머스크가 처음에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그런 우려(환경 악영향)는 어디 있었는가”라며 “머스크가 (테슬라) 주주 자금을 사용해 가상화폐에 도박하기 전에 그다지 많은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1분기 2억720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매각해 1억100만 달러의 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격을 띄워놓고 ‘먹튀’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변덕’이 비트코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도지코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지코인도 비트코인처럼 전력 소모가 큰 작업증명(PoW·Proof of Work)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9일 자신이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달 탐사 결제 수단으로 도지코인을 허용하기로 했다.

머스크 CEO가 친환경 가상화폐를 새로 띄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테슬라는 어떤 비트코인도 팔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이 좀 더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전기차) 거래에 비트코인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비트코인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암호 화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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