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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준희의 여기 VAR] 프로야구 유튜브 전성시대…핵심은 여전히 ‘팬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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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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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각 구단 유튜브 채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약 3년 이상 투자해온 뉴미디어 콘텐츠가 쌓여 이제 빛을 보는 모양새다. 10개 구단이 모두 각각의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 유튜브 구독자가 많게는 15만명에서 적게는 4∼5만명에 달한다.

사회 전체에서 유튜브 열풍이 이어지는 만큼, 프로야구 구단 개별 채널이 인기를 끄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래도 각 구단 채널의 인기 상승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팬들이 구단 유튜브 채널을 소통 창구로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인기 비결은 풍부한 콘텐츠다. 비록 저작권 문제로 경기 영상 등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팬들이 궁금해하는 경기 뒷이야기와 더그아웃 안팎에서 선수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유튜브 채널에 더욱 생명력을 불어넣은 측면도 있다. 긴 시간 무관중 경기가 이어졌고, 지금도 예전과 같은 ‘직관’은 불가능하다. 야구장에 가더라도, 육성 응원과 관중석 취식이 어렵다. 현장에서 야구를 보는 재미가 반감됐다.

현장감이 사라진 야구의 경쟁자는 단순히 축구나 농구가 아니다. 넷플릭스 같은 오티티(OTT) 서비스나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이 프로야구 인기를 위협한다. 이런 환경에서 구단 유튜브 채널은 팬과 선수의 유대감을 연결할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구단들이 전담팀을 두며 유튜브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러나 매개체가 달라졌다고 프로 스포츠 본질까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 강한울은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연고지 대구 음식의 선호도를 묻는 말에 “다 맛대가리가 없어”라고 대답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빠른 사과로 문제가 커지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팬서비스 정신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같은 팀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생전 처음 보는 음식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비교되기도 했다. 유튜브 시대에도 여전히 핵심은 팬서비스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튜브는 앞으로 팬과 구단의 중요한 소통 창구가 될 것이다. 팬들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는 느낌을 받는데, 기존 미디어에서는 얻기 힘든 효과다. 그 직접성 때문에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작은 실수로 큰 실망을 안길 수도 있다. 강한울의 사례가 부정적인 예시라면, 같은 팀 강민호는 대표적인 긍정적 사례다. 강민호는 매번 퇴근길 촬영 때 카메라를 보고 ‘꾸벅’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카메라 뒤에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로야구의 인기가 식어간다는 통계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특수성을 고려해도 심상치 않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결국 문제는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붙잡느냐다. 이제는 티브이뿐만 아니라 유튜브도 선수들의 팬 사랑을 싣고 달려야 할 때다.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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