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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 매각 앞둔 매그나칩은…비운의 하이디스와 쌍둥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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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편집자주] 국가 핵심기술 보호에 '경고등'이 켜졌다.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구동칩을 생산하는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 자본에 매각되면서다. 정부는 이 기술을 뒤늦게 핵심기술에 추가하는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전 세대인 LCD(액정표시장치) 구동칩 기술은 보호 대상에 들어있는 등 핵심기술 보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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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탈에 매각되는 매그나칩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구동칩(DDI)이 주력 생산품인 국내 반도체업체다.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생산업체다. 패널업체를 보유하지 않은 논캡티브((Non-Captive) 중에서는 세계 1위의 OLED 구동칩 공급업체로 평가받는다.

업계 최저 전력의 28나노(㎚·1나노미터=10억분의 1m) 제품을 포함해 다양한 OLED 구동칩을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한다.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장서 선보인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TV에도 매그나칩의 디스플레이 구동칩이 탑재됐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은 CPU(중앙처리장치)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범용기술 제품으로 분류되지만 전세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업체가 몇 되지 않는다. 특히 LCD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분야의 구동칩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더 드물다.

매그나칩의 OLED 구동칩 매출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된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4년 동안 매그나칩의 OLED 구동칩 분야 매출은 260% 늘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패널이 대세를 차지하고 TV 시장에서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OLED 비중이 늘어난 효과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 칩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14%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매그나칩의 중국 매각을 두고 차세대 먹거리 기술을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매그나칩의 모태는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가 경영난으로 매각했던 비메모리 사업부문이다. 당시 미국 씨티벤처캐피탈에 매각됐다가 파산보호 절차를 거치면서 최대 채권기관이었던 애비뉴캐피탈이 2009년 인수했다. 하이닉스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에서 분사된 뒤 2002년 중국 BOE에 매각됐던 하이디스와 쌍둥이 회사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이디스는 2008년 대만의 한 업체에 다시 매각됐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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