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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AI·5G·자율차 핵심 부품인 전력반도체 ‘GaN’ 뜬다…연평균 70%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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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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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히는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가 스마트폰 고속충전기·5G 이동통신(5세대)·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연평균 70%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 실리콘(Si) 반도체에 비해 높은 전력효율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주목받으면서 이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중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4600만달러(약 515억원)에서 매년 70%씩 성장해 2026년 11억달러(약 1조2315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지만,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높은 분야는 스마트폰 고속 충전기로, 해당 충전기가 포함된 소비자용 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69% 성장, 약 6억7200만달러(약 7524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는 전체 GaN 시장의 61%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미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 10곳에서 고속 충전 기능이 들어간 스마트폰 18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스마트폰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G 이동통신과 데이터통신 분야 역시 성장이 기대된다. 2026년까지 연평균 71% 성장해 2억2300만달러(약 2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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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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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자동차 분야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5년간 연평균 18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시장 규모는 1억5500만달러(약 1735억원)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완성차 업체들이나 부품사 등이 GaN을 본격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본다.

다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현재 탄화규소(SiC) 반도체를 더 선호하고 있는데, SiC는 GaN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기존 Si 반도체 장비로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GaN이 더 낮은 가격에 생산될 수 있다면 전기차 인버터(전류를 직류나 교류로 전환하는 장치) 시장에서도 SiC보다 GaN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반도체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시장 1, 2위 NXP, 인피니언 외 시장 5위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마이크로)가 함께 언급되고 있는 건 이 회사가 SiC, GaN 등 차세대 반도체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행기술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ST마이크로는 테슬라 전기차 모델 3에 SiC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고, 수요 증대를 예상해 SiC 웨이퍼 기업인 노스텔AB를 인수했다. 또 SiC 웨이퍼 생산 기업 크리에 웨이퍼 공급 계약을 기존의 2배로 늘리기도 했다. ST마이크로는 현재 매출 비중이 1.5%에 불과한 SiC 사업을 2025년까지 10%(10억달러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GaN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GaN 반도체 기업인 엑사갠 지분을 다수 확보했다. 현재 ST마이크로는 주요 고객사로 애플(13%), 자동차 부품사 보쉬·콘티넨탈·모빌아이(인텔),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시스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삼성·씨게이트·웨스턴디지털, 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 등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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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가 개발한 S-대역 200W급 GaN 전력소자 웨이퍼.



[Plus Point] GaN 전력반도체 뭐길래…기존 비해 75% 높은 전력효율 강점

반도체는 소재에 따라 크게 단일원소 반도체와 화합물 반도체로 나뉜다. 현재 반도체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리콘(Si) 반도체는 단일원소 반도체에 속한다. 화합물 반도체는 2개 이상의 원소가 결합한 것으로,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등이 포함된다.

단일원소 반도체인 Si 반도체에 비해 GaN 등 화합물 반도체는 밴드갭(에너지와 에너지 사이의 빈공간)이 넓은 특성과 고온 안정성을 갖고 있다. 또 낮은 온(on) 저항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작에 따른 전력 손실이 적어 효율 역시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일원소 반도체인 Si 반도체에 비해 전력을 75% 덜 소비한다. 더욱이 실리콘 반도체에서 분화한 SiC 반도체보다 GaN의 성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으로 최근 GaN 반도체는 무선통신(RF) 장비와 가전, 전력변환 장치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휴대용(모바일) 전자기기 수요가 많이 늘어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모바일 기기의 전력효율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외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없는 탓에 높은 전력효율로 최대한 오래 가동하는 것이 제품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GaN 반도체 수요 및 장착율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배경이다.

하지만 GaN 반도체는 아직 웨이퍼(반도체 원판) 크기가 Si 반도체의 12인치 절반 수준인 6인치(150㎜)에 머물러 있다. 웨이퍼 크기는 곧 반도체 생산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Si 반도체의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우리 정부도 GaN 전력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까지 상용화 제품 5개 이상을 개발하고, 6~8인치 파운드리 인프라도 국내에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관련 예산 지원도 준비해 뒀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AI, 5G, 자율차, 신재생 등 분야에서는 차세대 전력반도체가 핵심 부품이다”라며 “정부는 아직 초기인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인프라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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