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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6년간 3조5497억원···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잔혹사 이번에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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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 이후 유상증자를 전격 추진한다.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일련의 조치가 '동족방뇨(凍足放尿)'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6년 동안 두 차례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당장의 유상증자도 중요하지만 악성 재고자산을 매각하고 수익성 높은 수주를 따내 2015년부터 지속된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4일 발표한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무상감자를 승인하고, 곧이어 유상증자 세부계획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는 지난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1조1409억원, 2018년 1조4088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올해 계획대로 1조 유상증자가 마무리된다면 6년여 만에 총 3조5497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자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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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상증자 이후에도 삼성중공업의 재무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말 305.6%로 악화됐던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연결기준)은 유상증자 효과로 2016년 174.4%, 2018년 111.7%로 개선됐다. 그러나 2019년 159.1%, 지난해 247.5%로 다시 악화되는 추세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더 심각해졌다. 삼성중공업의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 29.1%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37.5% 수준까지 악화됐다. 또 단기차입금의존도는 14%에서 27.3%로 두 배 가까이 나빠졌다.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단행하고서도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한 것은 결국 지속된 적자 탓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조선업황 위축과 악성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등으로 2015년 이후 6년 연속 적자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삼성중공업의 누적 영업손실은 4조44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1분기에도 5068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하면서, 연간기준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금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일거에 상환하더라도 다시 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유지된 셈이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악성 재고자산을 매각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총 5척의 드릴십(Drill ship)을 재고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노르웨이, 그리스 등의 선주가 수주 계약을 해지하면서 어쩔 수 없이 떠안은 악성재고다.

드릴십 탓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2140억원의 평가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평가손실 규모는 삼성중공업 1분기 영업손실의 42% 수준에 달한다. 향후 삼성중공업이 드릴십을 모두 매각하는데 성공한다면 더 이상 평가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데다 상당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나마 올해 조선업의 호황으로 수주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51억 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연간 수주목표액인 91억 달러의 56%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 같은 흐름으로 수주를 늘려간다면 수주된 배가 인도될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너무나 심한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기에 과거 두 차례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12년 만에 찾아온 호황이 유지되고 있어 악성 재고자산만 매각한다면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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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dong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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