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메시지나 전화, 비밀 댓글, 영상통화, SNS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이들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중이다. 서로가 비록 떨어져 있지만 우린 이어져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다. 우리 반의 경우 온라인 종례 시간이 특별하다. 7교시 영상수업을 마치면 미션을 하나씩 올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솔푸드(soul food)는?’ ‘제일 듣고 싶고 설레는 말은?’ ‘오늘 각자에게 감사한 일은?’ 같은 친숙한 질문들을 올리면 아이들이 답을 적는다. 아이들은 “엄마가 만들어준 집밥”이라거나 “너 진짜 복스럽게 먹는다” “사랑해. 힘내! 할 수 있어” “담임선생님이 조회를 일찍 끝내주셨다” 등 댓글을 달며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한다.
학부모들 역시 온라인 수업에 익숙하지 않고 학교에서 대면상담을 하지 못해 걱정이 크다. 학부모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상담하며 진로정보와 가정 내 시간관리법 등을 공유한다. 얼마 전 교실 수업시간에 학부모들의 깜짝 편지를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아 보게 하는 이벤트를 준비했고 학생들과 함께 눈물을 글썽인 적도 있다. 아이들과 교사 모두 매주 서로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매 순간이 오히려 더 소중해졌다. 소중한 시간을 학창 시절의 기억으로 남기도록 하는 것, 아이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 그것이 지금 필요한 교사의 역할이다.
장서윤 서울 세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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