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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SF 신성' 마샤 웰스 "실수 없는 캐릭터는 재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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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 다이어리' 작가 인터뷰…"인류학 지식, 다른 세계·문화 구축에 도움돼"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캐릭터에 관해 쓰는 건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다른 누구와도 마찬가지로 살인봇은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로 자신을 가혹하게 책망합니다. 실제로는 남들과 비교해 그렇게 실수를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요."

마샤 웰스는 자신을 세계적인 과학소설(SF) 작가 반열에 올린 대표작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의 주인공 '머더봇' 캐릭터를 창조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알마 출판사를 통해 진행한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다.

'머더봇'(murderbot)은 말 그대로 '살인 로봇'이다. 하지만 주인공 머더봇은 인간을 돕는 데다 감성적이고 정의감이 넘치며, 허술해 보이고 실수도 저지른다. '머더봇 다이어리'는 새로운 스타일의 서사로 SF 마니아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베스트셀러다. 최고 SF 작품에 주는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쓸었다.

연합뉴스

마샤 웰스
[출처: 마샤 웰스 공식 홈페이지. 재배포 DB 금지]




웰스는 이 시리즈를 통해 '인간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티브는 근본적으로 인간성이다. 누가 인간으로 받아들여지고, 누가 그렇지 않은가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는 웰스가 '라크수라의 책' 시리즈 마지막 장편 '태양의 항구'를 쓰던 중 떠오른 아이디어들로부터 비롯됐다고 한다. '노예 보안요원'이 순진한 과학자들을 구하는 단편소설 아이디어가 시리즈의 첫 장편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불능'으로 연결됐다.

웰스는 머더봇이 인간을 구하는 이유에 대해 "보안유닛의 일 중에서 그게 유일하게 정말로 좋아했던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간처럼 자유 의지에 의한 행동이라는 뜻이다. "살인봇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면서 그 자유를 가지고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해요."

머더봇 시리즈는 안드로이드의 모습과 행동을 통해 인간 본성의 작동 원리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드러낸다. 이는 인류학을 전공한 작가의 학문적 배경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웰스는 인류학 전문지식이 소설 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세계를 구축하고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판타지 소설을 쓸 때 그렇다"면서 "(인류학은) 실제 세상과 아주 다른 세상의 문화를 새로 만들려고 할 때 실제 세상의 도시와 사화와 문화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웰스는 현재 내년 출간을 목표로 판타지 소설을 집필 중이다. 한국 소설은 읽어본 적 없지만,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는 본 적 있다고 한다.

SF 작가이자 인류학 전공자인 그에게 '특이점'(singularity) 이후 인간의 삶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특이점이 오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특이점이 온다고 해도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이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발전할 거라고는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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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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