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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문자폭탄 논란에… 文 “의견 표현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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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취임 4주년 연설]

“정치인들, 여유롭게 봐야” 옹호하며

“예 갖추고 배려하며 보내야” 당부도

조응천은 “당심 몰려가는게 무섭다”

동아일보

굳은 표정으로 입장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취임 4주년 연설을 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에 들어서고 있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직접 소통한 것은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112일 만이다. 대기실에서 머무르다 연설 시작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 문 대통령의 손에 마스크가 들려 있다. 문 대통령은 약 30분간 연설한 뒤 40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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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 “정치하는 분들이 그런 문자에 대해 조금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바라봐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자폭탄을 둘러싼 내홍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문자폭탄에 대한 옹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에 문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문자폭탄에 대해 “민주주의적 방식은 아니다”고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당의 열성 지지자나 강성 지지자들이 보다 많은 문자들을 보낼 것”이라며 “저 역시 과거에 많은 문자, 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받았고 지금은 기사 댓글을 통해 많은 의사 표시들을 (보는데) 정말 험악한 댓글이 많다. 그러나 그것도 한 국민의 의견이라고 참고하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에도 국민청원이 폭주하고 있고 심지어 요즘 군에서도 장병들에게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니까 그동안 덮였던 군 내 병영문화의 개선을 바라는 모습들이 분출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일이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방 전단을 뿌린 30대 남성을 대리인을 통해 고소했다가 최근 논란이 되자 뒤늦게 처벌 의사를 철회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누군가를 지지하기 위해 문자를 보낸다면 그 문자가 예의 있고 설득력을 갖출 때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것이지, 거칠고 무례하다면 오히려 지지를 더 갉아먹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이 정이 떨어질 정도로 험한 방법으로 이뤄진다면 오히려 중도파나 무당층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며 “저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이라면 예를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고 공감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문자를 해주길 아주 간곡하게 당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자폭탄으로) 당론과 당심이 한쪽으로 몰려가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의견 획일화가 너무 심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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