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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검찰총장 후보서 피고인 전락 위기...이성윤 기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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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기소되나

[경향신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무마한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10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기소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 지검장은 사면초가에 처했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 지검장은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기소되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경향신문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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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과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의 기소 방침에 대한 대응으로 이 지검장은 지난달 22일 수사심의위를 신청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소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수사심의위가 수사 중단과 기소 의견을 낸 만큼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이르면 이번주 수사팀의 기소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검찰에 이 사건을 재이첩했는데도 이 지검장은 “공수처가 수사해야 할 사건”이라며 검찰의 출석 요청을 4차례 거부하다 지난달 17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고위 간부는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수사팀 입장에서도 마음 아픈 일”이라며 “이 지검장이 억울하다면 소명을 잘했어야 하는데 검찰 출석도 거부하면서 공수처에서 수사받겠다고 하다 더 신뢰를 떨어뜨린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지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취임 이후 6월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피고인 신분인 이 지검장에게 요직을 맡길 경우 정치적 부담과 여론의 비판이 예상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규모 인사를 예고하면서 구상한 인사안도 흔들리게 됐다.

친여 성향으로 평가되는 이 지검장은 현 정부 들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중앙지검에서 현 정권 관련 수사를 효과적으로 통제했다는 검찰 내부의 평가를 받았다. 이 지검장이 기소되지 않는다면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되거나 고검장인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지검장이 기소된 이후에는 스스로 퇴직할 수도 없다. 검찰은 통상 기소된 검사에 대해서는 징계도 청구해왔다. 검사징계법상 법무부 장관은 검사가 퇴직을 희망하는 경우 징계 사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해당 검사에게 해임·면직·정직 등 중징계 사유가 있으면 검찰총장이 지체없이 징계를 청구해야 한다. 중징계가 예상되는 검사의 사표는 수리하지 않는다. 이 지검장에게 적용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는 범죄로 중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허진무·이보라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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