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아파트선 16명 대량해고…"입주자대표회의 갑질 의심"
고(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1주기 추모문화제 |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갑질로 고통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던 경비원 최희석씨의 1주기를 기리는 행사가 시민단체들과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강북구청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1년 전 숨진 최씨를 기리며 여전히 경비노동자를 하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하고 다 함께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추모제가 열린 장소 한편에는 향을 피우고 흰 국화를 놓았다.
유족을 도와 산업재해 신청을 도맡았던 이오표 성북구노동권익센터장은 "여러 활동가의 도움으로 고인은 산재를 인정받았고 가해자는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특별히 더 나아진 것은 없다"며 "지금도 경비원에 대한 갑질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형은 유족 대표로 참여해 "사회적 문제가 되도록 이슈화에 나서준 아파트 입주민들께 감사하다"며 "더는 제2의 최희석이 나오지 않도록 모든 분께 도와주십사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강북구 갑)은 "경비노동자보호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최희석씨의 안타까운 죽음이 제도와 법의 보완으로 이어졌다"며 "여전히 경비노동자의 업무영역을 명확히 해야 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있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4월 21일 아파트 입주민 심모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5월 초까지 지속해서 심씨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 심씨는 최씨를 경비원 화장실에 감금한 채 12분간 구타하고 사직을 종용하기도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최씨는 "더는 나와 같은 사람이 없게 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 후 본격적 수사가 이뤄져 심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고 항소해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헌화하는 시민들 |
한편 이날 서울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에서는 지난 노동절에 해고된 경비노동자와 입주민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44명의 경비노동자 중 16명이 근로계약 갱신을 이틀 앞두고 문자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자들은 아파트 관리주체인 입주자대표회의와 신규 용역업체에 해고 이유를 문의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한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1년간 관리업체 소장과 경리 직원이 여러 차례 바뀌는 등의 일이 있어 입주자대표회의가 갑질 운영을 한 결과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집단해고를 부당해고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고발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해고 소식을 접한 입주민 강여울씨는 아파트 입주민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까지 입주민 7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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