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文 "경제지표 회복 흐름"… '일' 없는 304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부터

취업자수 15분기 연속 감소

2021년 3월 전체취업자 늘었지만

3040은 25만명 이상 줄어

“고용충격 수년째… 경제 부담”

세계일보

항공업계에서 근무하던 직장인 A(38)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넘게 ‘무급 휴직’ 상태다. 퇴직금을 받지 못해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막노동으로 근근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결혼은 기약 없이 미뤘다. A씨는 “한참 돈을 모아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 마이너스 통장의 숫자만 불어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모든 경제지표가 견고한 회복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지만 고용 지표만은 예외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한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코로나19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강조하면서도 “완전한 경제 회복에 이르는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회복”이라고 단서를 단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30대와 40대의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해 보면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문재인정부가 출범 직후인 2017년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무려 15분기 연속 전년 동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4년째 분기마다 30대, 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셈이다.

30대의 경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취업자 감소폭이 인구 감소폭보다 더 컸지만, 지난해부터는 취업자 감소폭이 인구 감소폭을 뛰어넘었다. 40대는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취업자 감소폭이 인구 감소폭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정부가 ‘고용 회복세’라고 판단한 지난 3월 고용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늘며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지만, 30대 취업자 수는 17만명이 감소했고, 40대는 8만5000명이 줄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37만5000명이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 동안 월평균 20만2000명이 늘었다. 60대 이상에 집중된 재정일자리가 ‘고용 지표’를 이끌어가는 셈이다.

30, 40대 취업자 수 감소가 우리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나온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은 물론이고, 가구 경제를 책임져야 할 30, 40대가 꾸준히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상황이 결국 한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무엇보다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한 것도 그런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 충격이 수년째 누적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듬해 2018년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은 9만7000명에 그쳤다. 2019년에는 기저효과로 30만1000명이 늘어났던 것이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전년 대비 21만8000명이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고용시장의 취약한 고리에 있는 임시·일용근로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도 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30, 40대 취업자 감소는 제조업을 포함한 민간 일자리 감소의 영향”이라며 “대통령이 일자리의 주역으로 기업을 재평가하고,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30, 40대에 일자리를 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점부터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