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개혁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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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정치개혁특위(정개특위) 구성원 일부가 20개월 만에 재회했다. 위원장을 맡았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토론회를 열어 정개특위 올드보이(OB)들을 불러모았다. 지난 2019년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에 참여했던 전·현직 의원들이 지난해 총선 이후 처음 공식적으로 재회한 자리다.
토론회 초반 심 의원은 작심한 듯 현 정부 4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을 배신했다. 더 이상 민주당을 통한 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 4년에 대한 평가는 4·7 재·보선에서 단호한 심판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에서 개혁은 실패했고 민생은 더 어려워졌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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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재회?
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21대 총선을 계기로 급격히 멀어졌다. 심 의원이 이끈 정개특위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민주당이 총선에서 잇따라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제 개편의 본래 취지를 훼손했다. 정의당·민주당은 지난달까지도 “위성정당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여영국 정의당 대표), “이미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던 이유를 사과한 바 있다”(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의 설전을 주고받았다.
10일 오후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개혁 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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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심 의원은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위성정당 꼼수를 통해 슈퍼 여당이 됐으며, 지난 보궐선거에서 오만과 독선, 내로남불과 위선으로 무참히 패배했다”며 “현 정부 4년, 대통령제는 팬덤 정치 속에 더 공고화됐고, 민주당의 권력 독점과 개혁 배신은 한국 정치를 퇴행적 양당제로 회귀시켰다”고 재차 민주당의 배신을 꼬집었다.
이 순간 당시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였던 김종민 의원이 나와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는 “(촛불혁명 이후) 이상적인 대한민국 만들지 못한 민주당 의원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고 답답하다”며 “오늘 심 의원께서 나를 욕 먹으라고 초대해준 것 같다. 요즘 늘 욕을 많이 먹고 있어서 좋은 교훈으로 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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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 대선 몸풀기” 관측
“문 정부와 민주당이 비판받으면 문제가 다 해결되느냐 하면, 그건 답이 아니다. 문 정부가 아니고 윤석열·홍준표·이재명·이낙연·심상정 정부가 되면 이게 바뀔 것인가”라는 게 김 의원의 항변이었다. 그는 토론회 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함께 조금이나마 정치를 바꾸자고 노력했지만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며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이 중장기적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게끔 정당들이 극복 방안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앞서 김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와 달라”고 참석을 부탁했다고 한다. 심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해선 김 의원을 논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며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각 정당) 주체들의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초청 배경을 밝혔다. 정당 간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자기들끼리 물밑 논의를 이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날 토론회는 정개특위 OB들 외에도 정의당 현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총출동해 심 의원의 본격적인 ‘대선 몸풀기’로 주목받았다. 심 의원은 “다원화된 사회와 전환시대의 정치는 승자독식 정치와 양립할 수 없다”며“내년 대선은 어느 당, 어떤 인물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전환의 비전 경쟁으로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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