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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탈원전 방향 트나…탄소중립 기대주로 떠오르는 소형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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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혁신형 SMR 국회포럼’ 출범

“판도라…공포가 과학 집어삼켰다”

소형모듈원자로, 신재생 단점 보완

세계 주요국들, SMR 앞다퉈 개발

중앙일보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 개발단장이 지난 7일 오후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 SMART 원자로와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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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특히나 영화 '판도라'를 생각하면 정말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킨 것 같다. 그로 인해 생겼던 신한울 3, 4호기, 신고리 5, 6호기 등 많은 사회적 갈등이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 현재 인류 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APR-1400라는 세계 최고의 한국형원자로를 수출까지 한 나라다. SMR을 다시 출범시켜 대한민국 산업을 다시 선도하고, 인류의 가장 큰 고민인 기후변화를 제어할 수 있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으면 한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혁신형 SMR 국회포럼’ 출범식.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이 영국 옥스퍼드대 웨이드 엘리슨 교수의 저서『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를 들고나와 보여주며 이례적 내용의 개회사를 했다. 이날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의원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공동 주최했다. 포럼에는 국회 주요 상임위 소속 여야 의원들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의 고위관료들과 연구원ㆍ교수 등 원전과 관련한 인사들이 ‘포럼 위원’자격으로 총출동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SMR은 소형모듈원자로의 영문명(Small Modular Reactor)을 줄인 단어다.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 과방위원장을 맡은 여당 의원이 원자력연구원 출신 야당 의원과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원전 건설을 얘기했다. 지난 7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찾아 이태호(56) SMART 개발단장을 만났다. 원자력연구원은 올 1월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자체 과제로 시작한 혁신형 SMR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이 단장은 원자력연구원 내에서 그 과제 책임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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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소형원자로 개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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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SMR이란 게 뭔가.

A : SMR, 즉 소형모듈원자로는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며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이 가능한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단일 원전 부지 내에 소형원자로를 여러 개 설치할 수 있어 모듈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 설치된 원전은 모두 대형 원전이다. 가장 최근 건설된 신고리 4호기 역시 전기출력이 1400MW에 이르는 대형 원전이다.

Q : 왜 갑자기 여당 의원, 정부 고위관료들까지 모두 나서 혁신형 SMR을 얘기하나

A : 가장 큰 이유는 2050년을 목표로 한 탄소중립의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원전 없이 풍력ㆍ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이룰 순 없다. 태양광은 밤에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이걸 메워줄 수 있는 게 SMR이다. SMR은 쉼 없이 가동하는 대형 원전과 달리 개별 모듈의 가동을 선택할 수 있어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다. 이외에도 수소생산과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중대사고 가능성이 대형 원전에 비해 크게 낮고, 사고가 나더라도 별도 조치 없이 자연냉각으로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게다가 우린 이미 SMR의 일종인 스마트원자로도 개발해 2012년에 이미 설계인가까지 받아놨다.

Q : 스마트원자로와 혁신형 SMR은 뭐가 다른가

A : 스마트도 전기출력 100MW로 SMR의 일종이다. 인구 10만의 소외 지역이나 벽지 등에 전력과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목적 원자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상용화를 위한 협력이 진행 중이다. 대형 원전에 적용되는 규제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2020년대에 건설이 가능하다. 혁신형 SMR은 SMART와 같은 일체형 원자로이지만 경제성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개발하려는 SMR이다. 스마트 기술이 있기 때문에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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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외에서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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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어디에 쓰겠다는 건가.

A : 혁신형 SMR은 기본적으로 수출용이다. 노후 화력발전 대체와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목적이다. (이에 대해 혁신형 SMR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혁신형 SMR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전체 전력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Q : 외국은 어떤가.

A : 원전의 소형화는 세계적 경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당시 초소형원전 육성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소형원전을 선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소형모듈원전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ㆍ프랑스ㆍ러시아ㆍ중국도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035년까지 126조원 규모의 새로운 건설시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Q : 혁신형 SMR 개발 일정이 어떻게 되나.

A : 2024년까지 기본설계를 거쳐 2028년까지 인허가를 포함한 기술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자체 과체(3년 500억원)로 출발을 하지만, 2030년대 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정부 연구개발 과제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논설위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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