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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차 부품업계 84% “반도체 대란으로 경영애로… 금융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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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13일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가동이 중단된 현대차 아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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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 탓에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차량반도체 수급과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확대에 따른 자동차 부품업체 애로에 대해 지난 3~4일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78개 자동차 부품업체 중 84.6%(66개사)가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78곳 중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구매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21곳의 경우 90.5%가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업체는 35%, ‘심각하다’는 35%, ‘보통이다’는 30%로 나타났다. 실제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차량 부품 생산 감소와 관련해 △10% 이내 감소 38.1% △10~20% 감소 33.3% △20~30% 감소 9.5% △30% 이상 감소 19%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업체 중 38.1%는 반도체 구매 비용 지급과 상위 협력 업체로의 납품 대금 수령의 시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차량반도체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원활한 반도체 구매를 위해서는 NXP, 르네사스, 인피니온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정상가격 대비 10% 내외 오른 급행료 포함 대금을 신속히 지불해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반도체를 다른 소재나 부품과 결합해 전장제품을 생산한 이후 이를 상위 협력사에 납품한 경우, 대금 수령은 연쇄적 생산차질 등에 따른 업계 경영악화로 인해 불규칙적이다. 부품업체 중 23.9%는 납품 후 3개월 이내 대금 수령에 따른 반도체 구매비용 지급과 납품 대가 수령의 시차로 인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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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미취급 업체(57개사 응답)의 경우, 82.5%가 최근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에 따른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품 납품이 10% 이내 감소한 업체는 39.1%, 10~20% 감소는 19.6%, 20~30% 감소는 30.4%, 30% 이상 감소는 10.9%로 나타났다.

부품업체들은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해 △조업시간 조정(47.4%) △조업시간 단축(30.8%) △일시적 조업 중단(6.4%)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업 축소에도 67.9%의 업체들은 근로자들에 대한 정상적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때문에 전체 조사업체 중 47.4%는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부품업계는 정부의 금융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지원책으로는 대출 프로그램 확대, 대출 만기 연장, 유동화회사보증(P-CBO) 발행 확대·조건 완화, 고용안정 기금 확대와 조건 완화, 물류비 감면 지원 등을 요구했다. 또 업체별 금융 지원이 필요한 규모는 5억 원 이하가 12.5%, 5억~10억 원 40%, 10억~50억 원 20%, 50억~100억 원 25%로 조사됐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수급차질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5~6월 중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와 금융기관 차원에서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 마련, 고용안정기금 확대 등 유동성 타개 대책도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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