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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편집장 레터] ‘전전긍긍 乙’ 고정관념 뒤바꾼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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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유독 립스틱을 좋아했던 여자아이는 대학 졸업 후 화장품 업체를 창업합니다. 첫 작품으로 ‘비건 립밤’을 만들었습니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또 동물실험도 진행되지 않은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의미합니다. ‘비건’ 인증을 앞세워 바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화장품 브랜드 르오에스 박정언 대표 스토리입니다.

“가장 기뻤던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국콜마로부터 ‘YES’ 답변을 들었을 때”라고 했습니다.

“한국콜마는 아무에게나 제품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콘셉트가 명확하고 매력적이지 않다면 담당자를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가치를 알아봐준 담당자를 만나 ‘함께 좋은 제품 만들어보자’ 의기투합했을 때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보면 주문을 하는 브랜드가 ‘갑’이고 물건을 만들어주는 제조 업체는 ‘브랜드가 원하는 대로 물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는 ‘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화장품 ODM 업체 한국콜마는 ‘슈퍼을’을 넘어 ‘갑 중의 갑’으로 손꼽힙니다.

기존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되바꿔버린 비결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출간된 ‘한국콜마 브랜드를 브랜딩하다’ 책에 그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매년 매출액의 6%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전 직원의 30%를 연구원으로 구성하는 ‘30 대 6의 법칙’, 한 업체에 만들어준 제품은 절대 다른 업체에는 만들어주지 않는 ‘1사 1처방의 원칙’, “양복을 맞출 때도 선금을 주는데 왜 우리한테는 선금을 주지 않나”라고 주장해 계약금을 받고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등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가끔은 고객을 놓치더라도 개의치 않고 콜마만의 원칙을 고수한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원칙’ 등입니다.

2020년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 액수를 넘어섰습니다. 외부 활동이 감소하고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돼 화장품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발로 차버렸죠. 사실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K뷰티 바람의 뒤편에 한국콜마 같은 탄탄한 ODM 업체가 있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독보적 경쟁력으로 을의 위치에서도 갑의 지위를 누리는 ‘슈퍼을’이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슈퍼을 전성시대에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지, 갑도 매달리는 슈퍼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다면 당장 커버스토리를 펼쳐보세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가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죠. 이제 관심은 이들 빅테크가 언제까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미국 정부가 다양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비즈니스 모델 훼손은 없을 것이라 평가받는 빅테크 업체들 미래를 그려봤습니다. SK IET가 80조원 넘는 공모주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기존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섰죠. SK IET를 이끄는 노재석 사장을 ‘CEO라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SK IET 공모주 투자에서 몇 주 배정받지 못해 슬픈 독자들을 위해서는 상장 전 떡잎에 투자할 수 있는 ‘K-OTC’ 투자법을 알려드립니다.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8호 (2021.05.12~2021.05.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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