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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30분째 대기 중" 가상화폐 광풍에 고객센터도 북새통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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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6일 찾은 빗썸 강남센터에서 고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 하서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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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를 까먹었는데 고객센터가 전화를 안 받는다. 답답해서 직접 찾아왔는데 지금 30분째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빗썸 강남센터. 가상화폐 붐을 과시하듯 이곳도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경 고객센터에는 10~20명 정도의 고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곳은 국내에 몇 안 되는 가상화폐 거래소 오프라인 고객센터다.

현재 국내에서 오프라인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는 빗썸과 코인원 두 곳 뿐이다.

60대 중반의 A씨는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고객센터를 찾았다고 한다. 최근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끓어오르자 A씨도 먼지 묻은 계좌를 다시 꺼내들었다.

A씨는 "2017년부터 코인 투자를 시작하긴 했지만 그냥 투자금만 넣어두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라면서 "일단 비밀번호를 찾아서 계좌 상태를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게 제도적으로 잘 구축이 되면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할 것 같다"라면서 "코인 투자시장이 너무 커지고 있어 코인 투자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빗썸 강남센터는 영업점이 아니다. 투자상담을 하지 않는 순수한 고객센터다.

이 때문에 빗썸 강남센터에는 A씨처럼 비밀번호 분실, 개인정보 변경 등을 온라인을 통해 처리하려다 실패하고 오프라인 고객센터까지 찾아온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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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고객센터 상담 모습[사진 : 하서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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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에서는 직원이 고객과 스마트폰을 함께 보면서 "원화 입금 누르세요. 신청 누르시고. 여기 가입이라고 있죠" 식의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빗썸 관계자는 "회원가입·계좌등록 등의 과정에서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앱 사용 전반에 대한 문의가 많다"라며 "보통 로그인 등 사용방법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코인 투자자 B씨도 비밀번호 문제로 이곳을 찾았다.

B씨는 "비밀번호를 찾으려면 보안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야 하고,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하는데 직장을 다니다 보니 그냥 하루 월차내고 고객센터로 왔다"고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는 1000만원 정도를 코인에 투자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한다. B씨는 "주변 사람들이 코인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뛰어들었다"라며 "주식 투자는 따로 하지 않는다. 할 생각은 있는데 아무래도 주식이 코인보다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명 이후 개인정보 변경에 문제가 있어 고객센터를 찾았다는 60대의 코인투자자 C씨는 "코인 투자를 한지 3년 정도 됐다"면서 "이틀에 한번 계좌에 들어가서 확인만 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최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의 시세가 급등하고 있지만 C씨는 정반대의 투자를 하고 있었다. C씨는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코인만 주로 보고 있다"라면서 "인기 없거나 인지도가 낮거나 가격이 낮은 것 위주로 사는데 인지도 있는 코인은 변동성이 높아 투자하기 꺼려진다"고 설명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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