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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특파원리포트] 文 대통령·바이든 첫 회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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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비핵화 방안 등 주요 의제

美 새 대북정책에 北은 강경모드

협상 재개까지 험난한 과정 예고

美의 ‘中 견제 동참’ 대처도 과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북한에 대화 재개 등 ‘외교적 관여’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바이든 정부 들어 첫 한·미 정상회담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한·일 관계 등 여러 사안이 다뤄지겠지만 새 대북정책 윤곽을 꺼내든 바이든 정부나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둔 문재인정부 입장에선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삼을 듯하다.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외교적 해법을 언급했지만 북한은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두 차례 접촉 시도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첫 대면회담에서 협상 재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과 여러 분야에서 대결 국면인 중국이 북한 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을 보이는 등 한·미 정상의 첫 대면 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세계일보

정재영 워싱턴 특파원


미 조야에선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대북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랜 시간 대화가 멈춰선 만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유인책이 절실하다는 평가와 함께 협상 시작 전에는 실질적 조치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시각이 팽팽하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긍정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조만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 ‘협상 복귀’를 끌어내려면 미국 입장에서 정치적 비용이 따르는 양보가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언론 기고를 통해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제재 완화든 다른 조치든 선불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대가는 협상 테이블에서 찾는 것이지 회담 참석에 동의한다고 주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 입장에선 로긴의 말에 귀가 더 솔깃하겠지만, 결국 두 사람 발언 다 북·미 협상이 재개되기까지 험난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대한 양보를 용인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바이든 정부는 새 대북정책에 대해 트럼프 전 정부의 정상 간 ‘톱다운’ 방식 해법이나 버락 오바마 전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여러 상황상 ‘전략적 인내 2.0’으로 수렴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바이든 정부가 원하든 원치 않든 ‘대화 없는 긴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북·미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선제조건을 두고 양측 입장이 다른 상황을 강조했다. 북한은 역대 협상에서 우호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대화를 거부해왔고, 바이든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핵 능력 축소에 동의해야 회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 문제 해결 창구로 정상회담보다는 실무협상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정부 당시 진행된 실무협상에 나선 북한 협상팀은 미국과의 모든 약속에 있어 언제나 ‘고위층’의 재가를 기다렸다고 CRS는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북한 협상팀의 성격과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난한 과정을 예고한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 일본, 호주와 반중 협의체 ‘쿼드’를 재결성한 것과 맞물려 북한, 중국, 러시아의 3각 관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반(反)쿼드’ 연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제재보다는 외교적 노력과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은 북한 문제에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겠다는 의사 표시라는 것이다.

트럼프 전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한 분담금 증액 등 늘 ‘눈에 보이는’ 청구서만 들이밀었지만, 동맹의 중요성과 외교의 복귀를 주창해 온 바이든 정부는 이와는 다를 것이다. 다만 외교정책에 있어 북한보다 중국에 우선순위를 둔 바이든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정재영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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