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가 정리 필요’ 의견에
송영길 ‘우선순위’에 안 둬
결국 ‘이재명 대 반이재명’
일각에선 “실익 없는 공방”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일정 논란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당헌은 대선 180일(오는 9월10일) 전 후보를 선출하기로 규정하고 있다.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는 쪽은 대선 후보가 야당보다 일찍 정해지면 공세에 시달리고, 코로나19 집단면역 전이라 컨벤션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를 든다. ‘경선 원칙론’을 강조하는 쪽은 룰 변경 시 국민 불신에 직면하게 되고, 대선 비전이 격돌하는 정기국회 과정에서 내분에 휩싸이게 된다고 반박한다. 각각 역동성과 공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경선 룰 문제는 당내 합의와 후보자 간 승복이 충족된 상태라야 논의가 본격화했다. 최근 경선 일정 논란은 룰 변경을 주도하는 세력이 뚜렷하지 않고, 박용진 의원 이외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도 없어 합의 주체도 불분명하다.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공방이 논란의 본질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이재명 대 반이재명’ 프레임이다.
경선 연기론은 친문재인계 핵심 전재수 의원이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이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1강 체제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반이재명 진영의 공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1위 아닌 주자들이 주로 경선 연기론을 들고나왔다. 몸집을 키우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이 지사가 친문 그룹과 가깝지 않다는 점이 주되게 작동하고 있다. 이 지사 측 정성호·민형배 의원은 “경선 연기론은 (반이재명 쪽의) 시간 벌기”라고 강하게 맞섰다. 이 지사는 후보를 9월 초에 확정해 후보 중심으로 정기국회를 준비하지 않으면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지속돼 대선을 미래를 준비하는 선거로 치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경선 시기 논란이 다른 문제로 옮아갈 가능성이 있고, 쇄신이 필요한 시기에 정치적 공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도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송영길 대표는 이 문제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당내에선 실익 없는 공방이라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경선 룰을 규정한 당헌(제88조)은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었다. 당 관계자는 “상당한 사유는 유불리에 근거한 후보의 상황이 아니라 경선을 치를 후보가 없는 등 당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론 상당한 사유라 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구혜영 선임기자 koo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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