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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기업 재난관리’ 첨병으로 부상한 재해경감활동(BCM) 인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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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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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임직원 3,700여명이 근무 중이었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전대미문의 테러였지만 모건스탠리는 테러 2시간여 만에 전산망을 완벽하게 복구했다. 평소 ‘사업연속성계획’을 수립한 뒤 정기적으로 매뉴얼에 따라 대응 훈련을 진행했던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도입한 한국형 사업연속성계획인 ‘재해경감활동(BCM) 인증제’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도입 시기는 늦었지만 지속적인 홍보 활동과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에 힘입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업연속성계획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개에 불과했던 BCM 인증 우수기관은 2019년 10개를 기록한 뒤 지난해 159개로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3월 기준 4개 기관이 신규 가입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BCM(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인증제는 지난 2010년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입됐다. 불의의 재난이나 사고에 대비해 기업 활동이 중단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업의 자율적인 재해경감 활동계획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BCM은 크게 △계획 수립 △교육 훈련 △평가 관리 3단계로 나뉜다. BCM 도입 후에도 수시로 변화하는 재난 양상에 대응해 개별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보완이 필수적이어서 계획 수립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맞춰 행안부는 BCM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기업재난관리사 등 관련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총 4,811명이 관련 교육을 수료했고 1,412명의 기업재난관리사를 배출했다.

BCM을 사전에 수립하면 각종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미리 높일 수 있어 고객과 주주,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따르면 BCM을 구축하지 않은 기업이 재난으로 업무가 중단되면 복구까지 평균 2.5배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거나 존폐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BCM 인증 우수기관에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인천항만공사, 서울시설공단 등 주요 공공기관이 있다. 민간기업으로는 상신브레이크, 한일종합기계, 일진파워, 우성씰텍 등이 BCM을 수립해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19년에는 경남 통영시 동원고가 공공기관 최초로 BCM 인증을 획득하는 등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제도로 안착했다.

행안부는 BCM 인증을 확하기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자금조달 우대 및 산업단지 입주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경우 정책자금 융자한도를 최대 10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부터는 BCM 인증을 받은 공기업의 경영평가에 가점을 부여하고 재난 관련 보험료에 최대 3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방기성 경운대 안전방재공학과 교수는 “각종 재해와 테러 등에 이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감염병까지 확산하면서 갈수록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사업연속성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을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BCM 인증으로 유도하고 신규 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려면 국회 및 정부부처와 협의해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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