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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동예루살렘 퇴거 둘러싸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시위·로켓포격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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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스라엘 당국이 동예루살렘 정착촌에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로 쫓아내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틀째 대규모 항의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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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라마단 마지막 금요일인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알아크사 모스크 앞에 모여 인근 셰이크자라에서 팔레스타인을 쫓아낸 이스라엘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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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알아크사 모스크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9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열린 시위에서는 시민 최소 205명, 이스라엘 경찰 17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충돌은 라마단 마지막주 금요일인 지난 7일 예배에 참석한 무슬림 팔레스타인인 7만여명 중 수천명이 알아크사 모스크 앞에서 무장 단체인 하마스 깃발을 흔들며 반 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반이스라엘 무장정치조직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상태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경찰에 돌을 던졌고, 경찰은 시위대에 고무탄과 섬광 수류탄을 던졌다.

시위는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정착촌이 있는 셰이크자라에서 팔레스타인 사람 수십명을 쫓아내려 한 것이 원인이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스라엘 경찰이 정착민의 텐트를 철거하고, 한 여성을 바닥에 질질 끌고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팔레스타인 정착민과 이스라엘 주민들은 셰이크자라 부지의 소유권을 두고 오랫동안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다.

알아크사 모스크가 있는 예루살렘 구 시가지는 원래 팔레스타인 영토였지만,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점령해 양측의 ‘화약고’이기도 하다. 이슬람교의 신 모하메드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메카,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이슬람 성지로 꼽혀 무슬림이 대다수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상징적인 곳이다. 알아크사 모스크 주변에는 유대교 성지인 템플마운트가 있어 이스라엘도 구시가지 소유권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로부터 독립을 하기 위해 벌인 무장투쟁 운동 ‘인티파다’가 1988년 알아크사 모스크 근처에서 일어난 이후 이곳에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수차례 벌어졌다.

인근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중동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8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테러국가 이스라엘은 무자비하고 비윤리적으로 예루살렘의 무슬림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유효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요르단도 “야만적인 공격”이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고, 이집트와 튀니지, 파키스탄, 카타르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중동국가들도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튿날 “폭력은 폭력을 낳을뿐이다. 충돌을 막아야 한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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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예루살렘 다마스쿠스게이트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인 시위대를 향해 섬광 수류탄을 발포하고 있다. 예루살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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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인근에서 이스라엘 국경 경비대가 무장한 팔레스타인인 3명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팔레스타인이 점령한 가자지구로부터 지난 몇달간 수십발의 로켓이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사됐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대치 상황에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10일 열리는 예루살렘의 날 행진을 승인했다. 예루살렘의 날은 1967년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이 예루살렘 동부 지역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행진은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진행되는데, 이곳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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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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