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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올림픽보다 목숨 지켜라"...도쿄서 '올림픽 취소' 시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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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신규확진 사흘째 6,000명 넘어

병상부족에 노인 사망 실태도 전해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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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제4차 유행기에 들어선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도쿄에선 올림픽 취소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NHK방송에 따르면 9일 일본 전역에서 새롭게 확인된 감염자는 도쿄 1,032명을 포함해 총 6,488명(오후 7시 30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가 6,000명을 넘은 것은 7,000명대를 기록한 전날을 포함해 사흘째다.

후쿠오카(529명), 홋카이도(506명), 후쿠시마(72명) 등 3개 지역에선 이날 최다 확진자가 나와 지방에서도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본 전체 누적 확진자는 64만2,474명으로 불어났고, 사망자는 59명 더해져 1만918명이 됐다.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중증 환자도 1,144명으로 증가하며 최다치를 경신했다.

일본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 체계의 붕괴 위험이 높아진 도쿄, 오사카, 교토, 효고 등 4개 지역에 오는 11일까지 시한으로 지난달 25일부터 발효한 3번째 긴급사태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지난 7일 결정했다. 아울러 감염 확산이 심각한 아이치, 후쿠오카 등 2개 지역을 긴급사태 적용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가 주된 감염원으로 떠오른 데다 백신 접종 속도까지 더딘 만큼 이달 안으로 긴급사태를 해제할 수준으로 상황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도쿄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신규 확진자의 67.9%가 전염성이 한층 강한 것으로 알려진 N501Y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병상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실태도 전해지고 있다. NHK방송은 8일 효고현 고베시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지내온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린 뒤 입원할 병상이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진 실태를 전했다. 치매 노인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시설에서는 지난 4월 코로나19 집단감염(클러스터)이 발생했다. 이달 7일까지 입소자 97명과 직원 36명 등 13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입소자 25명이 숨졌다. 이 시설의 한 남성 직원은 “자신이 일하는 층에는 치매 환자만 있어 마스크를 쓰게 할 상황이 아니”라면서 “혼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입소자가 감염될 경우 수습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고베시 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관내의 코로나19 전용 병상이 부족하고 요양시설 내에 의사 3명과 간호사 16명이 상주하는 점을 들어 감염자들에게 원칙적으로 시설 내에서 요양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시설에는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인공호흡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여성 환자를 입원시키려고 몇 차례나 구급차를 불렀지만 빈 병상을 찾는 데 실패했고 결국 환자는 입원하지 못한 채 3일 후에 사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도쿄올림픽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도쿄올림픽 육상경기 테스트 대회가 열린 신주쿠 국립경기장 주변에서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신주쿠 일본올림픽박물관 앞에서 모인 뒤 오후 6시께부터 '올림픽보다 목숨을 지켜라' '성화 봉송 중단'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이나 플래카드를 들고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국립경기장 주변을 돌았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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