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직장인 A씨(29)는 들쭉날쭉한 월급 탓에 재무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느낀다. 1년 전 월세방을 나와 전셋집으로 옮겼는데, 대출금을 포함해 큰돈을 치르다 보니 현금이 부족해 생활에 여유가 없다. 그나마 있던 현금으로 주식에 투자했는데 손실을 입어 장기투자자가 됐다. 저축은커녕 카드값만 늘어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A씨는 '월급이 얼마다'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불규칙해 지출을 관리하기 까다롭다고 느낀다. 지난 1년 동안 월별로 적게는 130만원에서 많게는 700만원까지 소득 편차가 컸다. 두 달 전엔 연말정산 후 세금을 더 내게 되면서 생활비가 부족해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까지 겪었다. 이사하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할부로 구매했기 때문에 갚아야 할 카드대금이 있지만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빠듯해져 부담이 크다. 카드결제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A씨의 월평균 수입은 세후 250만원이다. 상여금과 인센티브는 연 1000만원이다. 전세자금대출금 20만원과 보장성보험료 23만원, 통신비 12만원, 관리비 15만원 등 월 고정지출은 70만원이다. 식비 30만원과 교통비 15만원, 생필품비 55만원 등 변동비는 100만원이다. 미파악 지출은 80만원이며 저축은 하지 못하고 있다.
자산과 부채는 각각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 전세자금대출금 1억원, 신용카드할부금 500만원, 보통예금 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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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A씨에게 먼저 돈의 흐름을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보니 지출액이 매달 달랐다는 게 문제다. A씨는 기분에 따라 소비하는 성향이 강한데, 수입이 많은 달은 저축 여력이 있었음에도 이벤트성 소비로 월급을 모두 써버린 적도 있었다. 비정기 지출 내역을 보면 미용 비용이나 선물 비용이 대부분이었다.
금감원은 우선 A씨에게 매달 상환해야 하는 할부대금을 월별로 기록하도록 했다. 또 대출상환금처럼 이미 지출이 결정돼 반드시 나가야 하는 고정지출 금액도 파악하도록 했다. 그리고 적정 생활비를 정하기 위해 카드대금은 모두 상환토록 했다. 이를 위해선 긴축이 필요한데, 이 시기를 잘 견디면 잉여자금을 만들어 저축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짤 수 있다고 독려했다.
금감원은 A씨의 세후 연봉이 4000만원이지만 상여금, 인센티브 등 비정기 소득 1000만원을 제외한 3000만원을 정기소득으로 놓고 재무 계획을 짜도록 했다. 월별 소득 편차가 크기 때문에 월 평균 소득을 250만원(3000만원÷12개월)으로 가정하지 말고 그보다 낮은 210만원으로 설정하라고 권했다. 210만원에 맞춘 지출계획을 짜고 초과한 수입은 저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게 금감원의 의견이다.
A씨는 현재 점심 식비 30만원과 교통비 15만원, 식비와 생필품 55만원 등 100만원가량을 월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는데 금감원은 이를 60만원으로 줄이도록 권고했다. 점심 식사 시 회사 식당을 이용하면 월 20만을 줄일 수 있고, 택시를 타지 않으면 월 5만원을 아낄 수 있다. 또 외식과 생필품 구매를 자제해 한 달에 추가로 15만원을 줄일 수 있다. 이런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생활비 통장을 만들고 매달 60만원을 입금해 이 한도 내에서 체크카드로 소비할 것을 추천했다.
금감원이 제안한 계획대로라면 A씨가 올해 남은 7개월 동안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1150만원이다.
금감원은 또 연말까지 연금저축을 납입해 절세효과를 누리고 내년 1월부터 새 저축계획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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