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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소신 발언’ 박용진, 與 첫 대선 출마 선언…“뻔한 인물로는 뻔한 패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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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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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서울 강북을)이 9일 “정치의 세대교체로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개최한 출마선언식에서 “우리 정치권은 지난 10년 동안 뻔한 인물과 낡은 구도에 갇혀있었다”며 “(민주당은) 뻔한 인물로는 뻔한 패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인물 박용진이 정치 세대교체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낡고 무기력한 정치로 청년 세대를 분노하게 만든 책임이 있는 인물·세력은 새 시대를 이끌 수 없다”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정책 비전을 ‘행복국가’란 단어로 요약했다. “복지국가의 최소 안전망에 머물지 않고 국민이 바라는 게 이뤄지고, 노력의 대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부동산 정책 관련해 그는 “정부의 목표는 강남 부동산값 잡는 일이 아니라 국민 주거 안정이어야 한다”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주택을 공급하고, 청년 전·월세 지원 등 주거 약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나라도, 국민도 부자로 만들겠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國富) 펀드를 구성, 효율적인 국부관리 및 국민연금 개혁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4월 출간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 밝힌 모병제·남녀평등복무제 공약도 재차 언급하며 “헐값 징집 시대를 당장 종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슈 파이팅에 능한 ‘저격수’…조국 비판도



1971년생인 박 의원은 ‘젊은 대통령’이란 구호도 앞세웠다. 그는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7년 대선에서 당시 국민승리21 권영길 후보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진보신당 부대표를 지냈고, 2011년엔 시민통합당을 거쳐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합류했다. 이런 노선 변경 이유에 대해 박 의원은 “진보정당이란 틀만 고집하기보다 진보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박용진의 정치혁명』) 고 설명하기도 했다.

2016년 국회 입성 뒤엔 20대 국회에서 사립유치원 회계부정을 파헤쳐 ‘유치원 3법’으로 이목을 끌었다. 현대자동차 결함 리콜,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 세금환수 이슈를 주도해 ‘재벌 저격수’란 별칭도 얻었다. 2020년 ‘조국 사태’ 땐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 결단이 불가피하다”는 쓴소리를 남겨 당내 소신파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일원으로 묶이기도 했다.



이재명·윤석열에 “간 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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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밭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응원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과 국회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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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소수파’라는 평가를 반박하듯, 이날 박 의원의 출마선언식에는 안규백·박완주·우상호·박홍근·이학영 등 현직 의원 19명이 참석했다. 박 의원은 “나는 누구의 지원을 업고 나서는 상속자가 아니라, 변방에서 스스로 일어서는 창업의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며 “김대중의 40대 기수론 이후 두 번째 정치혁명을, 노무현 돌풍 이후 두 번째 한국 정치의 대파란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해 “빨리들 나오라. 간 보지 말라. 머릿속에 정책이 세워졌으면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언제까지 인기나 관리하는 태도로 국민 눈을 속이고 자신의 정체성과 정책을 감출 것이냐. 그렇게 ‘깜짝’ 대통령이 나오는 순간이 대한민국의 최대 위기라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이날 박 의원의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다른 여권 대선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를 예정이다. 당장 이달 12일 양승조 충남지사가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 이른바 ‘빅3’ 후보는 당내 대선 경선연기론의 진행 상황을 보며 출마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현역 도지사인 점을 감안해 출마 선언을 최대한 늦춘다는 방침이다. 이광재·김두관 의원도 당 안팎의 상황을 보며 출마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 당규상 대선 출마 예비후보자가 7명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해야 한다. 예비경선은 이르면 6월 중·하순에 치러진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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