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최고의 코미디프로그램 중 하나인 'SNL'(Saturday Night Live)에 한국시간 9일 낮 12시 30분 경 출연했다. 약 530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암호화폐 중 하나인 '도지코인'을 찬양하는 발언들을 하며 가격을 높여왔었다. 이 때문에 SNL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가 언급을 시작한 올해 1월 이후 무려 700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머스크는 이날 수차례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미국의 어머니날(Mother's Day)를 맞아 머스크의 모친 '메이 머스크'가 등장했는데, 그녀는 "어머니날 선물 기다릴게, 근데 그게 도지코인은 아니길 바래"라고 말했고, 머스크는 "아! 사실은 그런데"라며 받아쳤다. 세상 모두의 관심이 머스크의 도지코인 언급에 쏠려 있다는 것을 의식한 농담이었다.
이밖에도 그는 SNL 중 한 코너에서 '로이드 오스터테그'라는 가명의 금융전문가로 등장해 도지코인에 대해 해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마이클체가 수차례 "도지코인이 뭐야?" "대체 그래서 도지코인이 뭐냐고?" "알았어 근데 도지코인이 뭐야" 등과 같은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머스크는 "디지털 암호화폐의 일종"이라며 도지코인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지만 마이클체가 "결국 그거 허슬(Hustle·열심히 돈을 버는 것을 뜻하는 속어)이네"라고 말하자 "응 그래 맞어"라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이런 말 때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도지코인은 이날 방송시작 전(0.7달러)에 비해 방송이 끝났을 때 가치가 21% 정도 하락(0.53달러)했다.
한편 그는 자신에게 늘 따라다니는 마리화나 논란에 대해서도 유머를 발휘했다. 2018년 9월 머스크는 유명 방송인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마리화나를 흡입하는 장면을 보여줘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한번 있었던 일인데 사람들은 나에게 계속 마리화나를 하는 사람이라고 나무란다"며 "그건 OJ심슨(아내 살인 혐의를 받았던 전직 미식축구 선수, 결국 무죄로 풀려남)보고 살인자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우린 모두 한번만 저질렀을 뿐이다"라고 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스퍼거증후군은 정상인처럼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사회관계에는 어려움을 겪는 자폐증상의 일종. 영화배우 앤서니 홉킨스, 가수 수전 보일 등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다. 머스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 중 최초로 SNL을 호스트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이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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