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회의에서 “EU는 (코로나 대유행)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제안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미국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특허 일시 중지 제안이 이런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인지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주 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는 “특허권 면제를 지지하지 않는다”라며 제약사들이 ‘혁신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 그가 특허권 면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선회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식재산권 문제는 오는 7∼8일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EU 회원국 정상들의 비공식 회의의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백신 구하기에 나선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에 대한 지재권 보호를 유예하고,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모더나와 화이자와 같이 백신 개발한 대형 제약사가 특허권 행사를 포기하게 하면, 전세계 여러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백신 공급이 원활해 질 것이란 구상이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특허 효력을 중지한다고 해도 백신 공급이 단기간에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지재권 면제와 관련해 “이미 전세계 mRNA방식 백신 제조 공장은 모두 가동되고 있다”며 “(특허권을 중지한다고 해서) 올해와 내년 전세계 백신 공급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과 미국의 대형 제약사들은 코로나 백신을 계기로 다른 특허 의약품까지 복제약 허용 바람이 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복제 백신을 허용하면 ‘질 낮은 백신’이 양산될 우려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재권을 면제할 경우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 기술이 중국이나 러시아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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