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文정부, '균형 외교' 실천 못해…균형 유지 위해 새 전략 모색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 정부 국제관계보다는 한반도 문제에 전념"

"미중 갈등 속 우리가 원하는 것 명확히 설정해야"

뉴스1

2021년 1회 전파포럼©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두고 대북정책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이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INSS 전파포럼 : 균형 모색의 시대와 국가전략'에서는 보수·진보 성향의 다양한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모여 외교정책의 '균형'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균형외교(alignment policy) 정책을 기반으로 했다"면서 "남북관계나 국제관계 등 어느 한쪽에 쏠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현 정부는 국제관계보다는 한반도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대한 '균형'을 이루는 외교정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담론 차원에서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의견을 합의하고 실천해 나갈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호 서울대 교수도 "현 정부가 노무현·김대중 정부에서의 대북정책 한계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사실상 (성과를)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현 정부가 선택적 지성주의가 돋보였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대북정책에 치우친 외교 정책을 실현해 온 것을 우회적으로 돌려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반도 분단 문제, 적대 관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적·글로벌 프레임이 뒷받침돼야 남북 양자적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남북 간 만의 합의보다는 복합적이고 지역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 문제를 풀어나가기 보다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혜정 숭실대 교수는 한반도와 국제정치 문제는 '대칭'의 문제가 아닌 '선후'의 문제라면서 사실상 현 정부의 대북정책 우위 기조에 대해 찬성했다.

이 교수는 "한반도와 국제 정치는 우선순위, 선후의 문제"라면서 "한반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글로벌 코리아'가 될 수 없다"면서 두 문제가 대칭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날 일각에서는 균형외교 정책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진정성 담겨야 결국 정책이 집행될 때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우라나라가 가지고 있는 분단 체제,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인 위치 등을 고려하면, 보편성과 특수성에 의해 다른 나라보다 강하게 균형을 요구 받고 있지만 균형을 실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보수나 진보나 정책 기획에 있어서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갖고 기획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 정부가 새로운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유현석 경희대 교수는 현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자금까지는 나름 균형을 유지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미 동맹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한중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현 정부의 목표지만 이행하기는 어렵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를 계승해 미중 편가르기를 명확하게 시작했다"면서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 정부의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비공식 협의체 '쿼드'에 대한 대응을 예로 들며 "쿼드에 대한 대응은 '균형'이라고 보기엔 굉장히 위험하고 '전략적 모호성'도 아닌 즉답을 하지 않는 형태의 대응일 뿐"이라면서 "쿼드에 대한 대답을 신남방정책이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연계시키는 것은 미국이 A를 요구하는데 B를 답하는 것으로 균형 외교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중심적 전략'을 강조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한국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 전술을 수립해야 한다"며 "중장기 목표 설정 없는 균형 모색은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패널들은 외교의 '균형'에 대한 의미를 더욱 분명히 해야 할 필요성에 전반적으로 공감했다. 균형이라는 것이 절대적 가치가 돼서는 안 되며, 외교적 균형이 어떤 대의를 위한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somangchoi@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