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봄 혁명의 날을 맞아 모인 반 쿠데타 시위대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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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전역에서 '봄 혁명의 날'을 맞아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거리에 모인 가운데, 이달 들어서도 군경의 총격으로 최소 8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부의 국제 무대에서 약속과는 다른 상황이다.
3일 AFP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이른 아침부터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은 반 쿠데타 시위대가 정한 '봄 혁명의 날'로, 미얀마뿐만 아니라 한국 창원 등 15개국 31개 도시에서 '세계 미얀마 봄 혁명의 날 공동행동' 집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민주화는 우리의 길"이라고 외치며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대는 군경과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모여서 행진을 이어가다가 갑자기 흩어지는 방식으로 시위를 했다.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수백명의 승려들이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민족민주동맹(NLD)을 상징하는 붉은색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일부 도시에서는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지마 뉴스, 미얀마나우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일과 2일 이틀간 만달레이에서 2명, 중부 사가잉주 웻렛에서 3명, 북동부 샨주의 한 마을에서 2명, 카친주 파칸에서 1명 등 최소 8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미얀마 군부는 폭력 사태의 책임을 시위대에 돌리고 있다. 군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지난 36시간 동안 최소 11건의 폭발 사건이 있었고, 이 중 대부분이 양곤에서 일어났다"며 "국가 안정을 원하지 않는 일부 폭도들이 정부 건물과 공공 도로에 사제 폭탄을 던지거나 설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의 '즉각적인 폭력 중단'이 합의됐지만, 이후에도 미얀마에서는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아세안 정상회의 합의 사항 이행에 '상황이 안정된 뒤'라는 전제 조건을 건 상태다. 합의가 백지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얀마 정국의 위기감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1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하고 1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재선거를 실시해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헌법에 따라 다음 총선이 비상사태 해제 뒤 6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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