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단체 KIA "'악마 군대' 77사단 20명 사살"
미얀마 최정예부대 77경보병사단을 물리친 카친독립군(KIA) 병사. 미얀마나우 캡처 |
미얀마 시민들의 반(反)쿠데타 저항이 독해지고 있다. 도심에선 폭탄 투척이 잇따랐고, 지방에선 치열한 교전 끝에 정규군을 물리쳤다. 쿠데타 발발 4개월로 접어들면서 시위대의 물리적 역습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2일 미얀마나우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양곤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전날부터 적어도 11건의 폭탄 공격이 발생했다. 일부 시위대의 산발적인 공격으로 추정될 뿐이다. 시위대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법을 활용하고 있다. "죽거나 잡히는 걸 피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했다. 주민은 "(폭탄 소리가) 천둥인 줄 알았다"며 "군인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의 공습을 피해 태국으로 피신하는 카렌 주민들. 미얀마나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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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에도 양곤의 한 경찰 막사 밖에서 폭발이 일어나 차량들이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親)군부 기업인 집에도 사제 폭탄이 떨어졌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영 방송은 "국가의 안정을 해치는 일부 폭도가 정부 건물과 공공 도로에 사제 폭탄을 던지거나 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군부는 최근 야간 주택 급습을 통해 사제 폭탄 제조자 및 소유자 색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접경 지역에선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이 군부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카친독립군(KIA)은 지난달 29일 최북단 카친주(州)의 알로범 고지를 수복하려고 쳐들어온 미얀마 최정예부대 77경보병사단을 물리쳤다. KIA는 "이날 하루만 미얀마군 2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교전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2017년 로힝야족 학살 당시 강간, 약탈 등 온갖 만행을 저질러 '악마의 군대'라 불린 77경보병사단은 지난달 15일 KIA가 320경보병대대를 궤멸시키고 알로범 고지를 빼앗자 급파됐다.
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민들이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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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부 카렌주에선 카렌민족연합(KNU)이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점령했다. 미얀마군이 공중 폭격으로 보복하자 주민 2,300여 명이 태국으로 몸을 피했다. 군부의 유혈 진압에 분노한 일부 시위대는 무장 투쟁을 위해 KIA, KNU 등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비폭력, 평화 시위도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날도 각지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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