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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브렉시트, EU 비준투표 하던 날 나온 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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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럽연합(EU) 의회가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이 EU를 떠나는 것) 합의안’ 비준 절차를 시작했다. 이미 지난해 말 영국과 합의한 내용이어서 비준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날 비준투표를 앞두고 나온 EU 고위 간부들의 발언은 브렉시트의 험난한 오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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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에 참석하고 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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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7개 회원국 대표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절차를 시작했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양측이 경제·문화적으로 긴밀하게 묶여있기 때문에 브렉시트는 긴밀한 협의가 필요했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브렉시트 발효를 2020년으로 미뤘지만 세부사항에 합의하지 못해 1년 가까이 협상과 결렬을 반복한 끝에 지난해 12월에서야 겨우 합의안을 만들었다. 관세와 거래량 제한을 없애 교역상 불이익을 없애기로 했지만, 입국 심사절차가 생긴 것만으로도 현장에선 상당한 혼란과 지연이 벌여졌다.

특히 북아일랜드의 경우 지리적 특수성의 문제로 영국령이면서 EU 시장 안에 남겨두는 모호한 절충안이 나왔다. 이때문에 잉글랜드 등 영국의 다른 지역에서 북아일랜드로 물건을 보낼 경우 새로운 교역절차가 필요하게 됐다. 이때문에 EU는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들어갈 때 필요한 교역간소화 유예기간을 3개월 두기로 했는데, 현장에서 반발과 혼란이 심하자 영국은 EU에 이 기간을 2년 더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프랑스와 영국은 어업권을 두고도 다투고 있다. 영국은 어민들이 “브렉시트를 위해 영국 정부가 어업을 버렸다”며 강하게 정부를 비판할만큼 크게 양보했다는 입장이지만, 프랑스는 영국 측이 어업면허 허가를 까다롭게 해서 사실상 프랑스의 어획 활동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클레망 본 유럽담당 장관은 EU의 비준투표가 시작되기 전 BFMTV인터뷰에서 “영국이 프랑스의 어업권을 차단하고 있는데, 우리는 금융서비스에서 이에 ‘대응’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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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비준 투표에 앞서 “합의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EU는 이를 뒷받침할만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있고, 필요하다면 이런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독일 도이체벨레 등 유럽언론들은 우르줄라 위원장의 발언이 영국을 향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앞으로 많은 경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오늘의 비준 투표는 끝이면서 새로운 장의 시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영국이 떠나간 EU체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브렉시트는 이혼과 같은 것”이라며 “EU의 실패이고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무언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이 여러 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EU를 떠나게 됐는지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영국과 EU는 올초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수출과 보급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다. EU가 백신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올 여름 미국과 여행재개를 논의하면서도 영국과는 국경재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BBC방송은 “2월 기준으로 브렉시트 이후 EU로 가는 영국 수출량은 17.2% 줄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보다는 브렉시트의 영향이 크다”고 보도했다. EU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투표는 28일까지 이어진다. 영국에선 지난해말 이미 비준안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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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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